▲이라부 히데키 사망 관련 일본 '스포니치' 기사 [이미지 = 일본 스포니치 기사 캡처]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일본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스타선수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하기도 했던 일본의 강속구 투수 이라부 히데키(42)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의 자택에서 27일 오후 4시 25분(미국 LA 현지 시각 기준) 목을 맨 채 발견됐다. LA 경찰은 자살에 무게를 두고 이라부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라부 히데키는 일본 프로야구는 물론 미국 프로야구를 뛰던 시절에도 '강속구'로 이름을 날렸던 투수다.
이라부는 프로에 입단하기 전부터 160㎞ 전후의 광속구를 뿌리며 놀라움을 자아냈고 1988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일본 프로야구 롯데 오리온스(현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했다. 그는 프로입단 이후에도 당시 일본인 선수로는 최고속도인 시속 158㎞짜리의 공으로 화제를 모았다. 9년 간의 일본 프로야구 리그에서 거둔 그의 성적은 '72승 69패 11세이브(평균자책점 3.55)'다.
강속구로 이름을 날렸던 이라부는 1997년 1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MLB에 진출했다. 이라부는 그해 4월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돼 아시아 선수 최초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뉴욕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라부는 1997년 7월 10일 뉴욕 양키스 데뷔전에서 6⅔이닝동안 '5피안타 2실점 9탈삼진'을 기록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97년 '5승 4패(평균자책점 7.09)'의 성적을 거둔 이라부는 이듬해인 1998년 선발로 뛰며 13승 9패(평균자책점 4.06)의 기록을 남겼고,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린 1999년에는 11승 7패(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제패에 힘을 보탰다. 양키스 소속 선구로 활동하던 1999년까지 이라부가 거둔 성적은 '29승 20패(평균자책점 4.80)'이다.
이라부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였지만 구단이 기대했던 성적도 아니었다. 게다가 체중 조절에 실패해 조지 스타인 브레너 구단주로부터 '살찐 두꺼비'란 조롱을 받기도 했다. 결국 이라부는 1999년 12월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로 트레이드됐다.
2000~2001년 몬트리올서 이라부가 14경기의 선발로 나서 거둔 성적은 '2승 7패(평균자책점 6.69)'. 결국 이라부는 2001년 몬트리올서 방출됐다. 이후 이라부는 2002년 한 해 동안 '3승 8패 16세이브(평균자책점 5.74)'의 성적을 거뒀던 텍사스 레인저스를 마지막으로 ' 34승 35패 16세이브(평균자책점 5.15)'의 통산 성적을 기록한 MLB 생활을 마치고 일본 무대로 돌아가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었다.
일본 프로야구로 되돌아간 이라부는 2003년 한신 타이거즈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하면서 무려 18년 만의 한신의 리그 우승에 일조하며 프로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바 롯데서 뛰던 1997~1996년과 한신 타이거즈서 뛰던 2003~2004년을 합쳐 일본 통산 '72승 69패 11세이브(평균자책점 3.55)'의 성적을 기록한 이라부는 결국 2005년 한신에서 방출됐다.
이라부는 2005년 한신에서 방출된 후 LA 시내에 우동집 'SUPER UDON'을 개업해 제2의 인생을 열었다. 하지만 경영의 어려움에 힘들어하던 끝에 2008년 식당을 폐업한다.
한신에서 방출된지 4년만인 2009년 미국 독립리그 골든베이스볼리그 팀인 롱비치 아마다에 입단하며 현역 복귀를 선언한 이라부는 '5승 3패(평균자책점 3.58)'의 성적을 기록했다. 복귀 당시에도 '시속 150㎞짜리' 볼을 뿌리며 건재함을 과시하던 이라부는 일본 프로야구 복귀를 타진했지만, 그 해 9월 부상을 당해 롱비치 아마다에서 방출됐고, 이후 다시는 현역 선수로 프로 무대에서 뛰지 못했다.
은퇴 후 이라부는 꽤 여러 차례에 걸쳐 구설에 올랐다. 지난 2008년 8월 일본에서 술을 마신 뒤 신용카드가 승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텐더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고, 2010년 5월에는 LA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된 것이 언론에 보도돼 망신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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