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뿐 아니다. 글로벌 경제 동향도 심상찮다.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무디스나 피치 등 다른 신용평가기관도 강등을 경고하고 있다. ‘트리플A’급 초강대국 미국의 ‘미끄럼’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는 발표 전후로 4거래일 연속 하락중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은 연이은 악재다. 역시 사상 초유의 일이다.
문제는 이 같은 악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날씨의 변화는 단발성 이상기후라고 보기에는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하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등 신흥국의 대두와 함께 미국의 하락세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다. 현실화 되는 데 따른 놀라움일 뿐이다. 일본 언론은 이번 신용등급 하락에 대해 70년 동안 기축통화 역할을 했던 ‘달러 몰락의 서막’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한국 기업들의 약진도 글로벌 산업계에선 ‘이상기후’에 속한다.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가전업계에서 톱1~2위를 다툴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현대ㆍ기아차가 글로벌 톱4~5위(생산량 기준)를 다툰 것을 두고 미국 언론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미 기정 사실이 됐고, 언론 보도를 통해 사람들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 ‘일제’가 좋다는 말은 할아버지 세대의 일이 돼 버렸다.
하지만 이 역시 영원불변의 법칙이 아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미국ㆍ유럽 기업은 여전히 강하다. 그리고 마치 1970~1980년대 한국이 그랬듯 정부의 비호 하에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ㆍ인도 기업의 잠재력이 무섭다. 가만히 안주하고 있다가는 저출산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한국 경제는 머지않아 또 다른 위기를 맞게 된다.
10년 후 또 뭐가 어떻게 변할 지 그 어떤 전문가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때마침 언론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주요 언론 매체의 종합편성채널(종편)의 개국이 이르면 오는 연말부터 시작된다. 인터넷 기반의 언론 역시 각종 인수·합병 이슈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누구나 철저한 대비와 탄탄한 실력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몰상식의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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