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 노병용 대표이사는 최근 사내 회의를 통해 "현재 롯데마트의 해외 점포수는 107개로 국내의 92개보다 많다"며 "해외시장 출점을 가속화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역전하면 본사를 중국으로 이전 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또 "현재 국내 할인점 시장은 포화상태이고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해외사업이야말로 우리의 살길이며 우리의 목표는 '아시아 1위 유통업체'가 되는 것이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마트 측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해외 사업에 사력을 집중시켜 해외 매출이 높아지면 여기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였다"며 "이는 본사 이전과 전혀 다른 차원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본사 이전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그룹 차원에서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실 롯데마트 본사 이전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에도 노병용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본사를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2007년 12월에 네덜란드계 중국 매크로社로부터 8개 점포를 인수했다. 이후 2009년 10월에는 중국의 타임즈(TIMES)를 사들여 중국내에서의 점포 확대를 꾀했다.
해외 사업 강화는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2008년 10월에는 인도네시아 매크로를 인수하고 베트남에도 점포를 냈다. 지난 2006년 처음으로 해외 진출한 이후 5년 만에 해외 점포수가 국내 점포수를 앞지르는 상황이 됐다. 롯데마트의 해외 사업은 노병용 대표 뿐 아니라 그룹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해외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기는 하지만 본사를 이전할 정도로 해외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본사를 이전한다는 것은 기존의 협력업체와 물류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데 당장은 불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무리 대표이사라고 해도 롯데마트 본사를 중국으로 이전한다는 결정은 단독으로 내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업계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의 태생이 한국이 아닌 일본이기 때문에 지역과 국경에 대한 경계가 토종 한국기업들보다 훨씬 덜하다"며 "그룹 입장에서 봤을 때 한국과 일본, 중국 어느 곳이든 경쟁력이 더 좋은 나라를 찾아갈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한국롯데 자체도 일본롯데 입장에서 보면 '본사 이전'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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