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절실한 친환경 인증제-하> 사업성 떨어뜨리는 인증제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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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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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폐율 낮춰야 하는 등 투자자 부담 커 기피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국내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GBCC)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대신 미국 제도인 리드(LEED)가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최우수 등급을 받기 위해서 투자자가 많은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제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투자에 대한 경제성과 실질적인 효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이는 국내 건축 시장에서 리드가 빠르게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리드만 받고 국내 인증은 포기하는 사례도 나왔다.

1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친환경 건축물 인증인 GBCC 실적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에는 총 33개 건물이 인증을 받는데 그쳤지만 이후 2006년 163개, 2007년 300개로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인증 건수가 630건에 달했다.

하지만 친환경 건축물의 90% 이상이 녹색 성능이 낮은 우수 등급이었다. 많은 투자가 필요한 최우수 등급은 전체의 6% 정도에 불과했다.



친환경 건축물 최우수 등급을 받으면 최대 15%의 지방세와 취득세 등을 감면받고, 용적률과 높이제한 등 건축 기준도 완화되지만 투자자들은 인증 받기에 적극적이지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높은 등급의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건폐율을 낮춰 일정 비율의 녹지를 확보해야하는 등 투자자 입장에서는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며 "정부가 각종 인센티브를 주면서 인증을 받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사실 최우수 등급을 선택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친환경 건축물 인증으로 인한 경제적 타당성과 효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친환경 건축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등은 친환경 건축 비용과 그 효용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친환경 건축 사업의 비용 및 효과 등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은 건물에서조차 입주자가 느끼는 에너지 절감 효과 등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심사가 느슨해 건설사들이 인증을 획득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해양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친환경 인증 아파트들의 단위면적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분석해보면 대부분이 전국 평균치와 비슷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인센티브뿐 아니라 페널티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도 도입 초기에는 인센티브를 줬지만, 앞으로는 친환경 정도가 떨어지는 건축물에 과감한 페널티를 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원태 연구원은 녹색 건설 비용과 관련한 한 보고서에서 "현재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는 더욱 명확한 기준과 내용의 정비가 필요하다"며 "녹색 건물의 실제 성과를 기준으로 효과적인 녹색 설계 기준이나 관련 정책 및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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