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종파폭동 피해자에 징역형 선고 논란

이슬람 소수종파 신도들을 집단 살해한 극단주의자들에게 가벼운 형을 선고해 비난을 자초한 인도네시아 법원이 이번에는 같은 사건 피해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해 논란을 빚고 있다.

자바섬 서부 반텐주 세랑지방법원은 15일 이슬람 극단주의 폭도들로부터 지난 2월 공격받아 다친 데덴 수자나(48)에게 경찰 지시를 따르지 않고 폭행을 한 혐의 등을 적용, 가해자들에게 선고한 최고 형량과 같은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수자나가 폭도가 들이닥쳤을 때 집에서 나가라는 경찰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고 웃옷을 휘둘러 사람을 때리는 장면이 촬영됐다고 밝혔다.

앞서 세랑지방법원은 7월 28일 반텐주 치케우식 마을에서 지난 2월 무하마드가 마지막 예언자가 아니라고 믿는 소수종파 아흐마디야의 기도 모임을 습격, 3명을 죽이고 6명을 다치게 한 다니 빈 미스라(17) 등 12명에게 징역 3~6개월을 선고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이번 선고에 대해 폭도 공격으로 다친 사람이 폭도들보다 무거운 벌을 받았다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일레인 피어슨 아시아 부국장은 "살해범들이 3~6개월 징역형을 받았는데 피해자는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며 "아흐마디야파는 이슬람 폭도들뿐 아니라 법정에서도 차별받고 있다"고 말했다.

치케우식 마을 사건은 당시 폭도들이 아흐마디야 기도 모임을 습격해 신도들을 무참히 살해한 것으로, 특히 시신을 훼손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이 판결 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실망감을 표하고 HRW 등 인권단체가 인도네시아 법원을 비판하며 종교적 극단주의 촉발을 우려하는 등 국제적으로 논란이 빚어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