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 2000억원을 곧 설립 예정인 아산나눔재단에 출연키로 한 정몽준 의원. (현대중공업 제공) |
재단 설립을 주도한 현대중공업그룹은 16일 오전 현대계동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단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재단에 참여하는 기업은 현대중공업그룹과 KCC,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을 제외한 대부분 범(汎) 현대가 그룹사다.
설립기금은 총 5000억원. 현대중공업그룹 6개사가 2380억원을 출연하고, KCC 150억원, 현대해상화재보험 100억원, 현대백화점 50억원, 현대산업개발 50억원, 현대종합금속 30억원 등 나머지 범현대가 기업이 380억원을 출연한다.
나머지 절반은 오너 일가의 개인 자산이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6남인 정몽준<사진> 의원이 현금 300억원과 주식 1700억원 등 2000억원을 출연한다. 또 정상영(막냇동생) KCC 명예회장, 정몽근(3남)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몽규(조카)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윤(7남)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석(조카) 현대종합금속 회장, 정몽진(정상영 장남) KCC 회장, 정몽익(정상영 2남) KCC 사장, 정지선(손자)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가 240억원을 출연한다.
이들은 재단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재단 설립에 착수한다. 위원장은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이며,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 한정화 한양대 교수, 영화배우 안성기, 이병규 문화일보 사장, 최길선 전 현대중공업 사장 등이 준비위원으로 선임됐다.
재단 설립은 고(故) 정주영 회장 10주기를 기념하기 위한 취지다. 준비위는 이날 설립 취지문을 통해 “복지라는 단어가 생소하던 1977년 아산 정주영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해 소외된 지역에 병원을 세우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사회복지사업을 지원했다”면서 “경제적 격차가 커지고 사회적 갈등이 깊어진 지금 국가발전의 열매를 사회구성원의 일부만 누려서는 행복한 공동체를 기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산나눔재단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나눔의 복지를 실현하고 청년들의 창업정신을 고양하고자 한다”고 밝혀 향후 사업계획이 복지 및 청년 창업 지원의 양대축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재단 측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적기에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창업자의 도전ㆍ개척정신이 사회에 많이 전파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정 준비위원장은 향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묻는 질문에 “2-3주내에 출범할 것으로 예상하며 어떤 사업을 전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재단 설립이 정몽준 회장의 내년 대선 출범과 관련한 본격적인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 전 대표는 조만간 자서전 등 책 출간과 지방 순회 강연도 나설 예정이다. 정 준비위원장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최대주주일 뿐 재단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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