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글로벌 불균형 문제로 인한 선진국과 신흥국 간 대립이 지속되고 있어 이 같은 공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플라자 합의’는 지난 1985년 프랑스와 독일, 일본, 미국, 영국 등 주요 5개국(G5) 국가의 재무장관들이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모여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를 큰 폭으로 절상하는 데 합의한 것을 말한다.
당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통한 달러 강세 시정에 합의했고 이후 2년간 달러화 가치는 30% 이상 급락했다.
이에 미국 제조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미국 경제가 살아난 반면, 일본은 엔고로 인한 버블 붕괴 등으로 ‘잃어버린 10년’을 보냈으며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1995년에는 연일 폭등하는 엔화의 가치를 낮추기 위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 경제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엔저 유도에 동의한 ‘역플라자 합의’도 있었다.
반대로 ‘루브르 합의’는 1987년 프랑스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지나친 달러 약세에 대해 달러화의 일정 수준(1달러=150엔)이 깨지면 각국의 공조 하에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루브르 합의는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1987년 말 엔화가 달러당 122엔까지 치솟으면서 고공행진을 이은 바 있다.
2차 환율전쟁의 조짐이 짙어지자 각국의 공조로 이와 비슷한 합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일본 정부는 4조 4000억엔을 외환시장에 공급하며 엔화 강세를 완화시켰다.
그럼에도 엔화 강세가 거세지자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아예 필요시 과감히 행동할 것을 언급하며 공식적인 개입 의지를 밝혔다.
스위스 중앙은행도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스위스프랑 강세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낮췄으며 캐나다와 뉴질랜드 또한 시장 개입을 통한 환율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환율 방어 움직임이 거세지더라도 이 같은 명시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보고 있다.
플라자 합의 당시보다 각국의 경기 회복세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달러 약세를 용인하기 어려운 데다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 절상 여부를 두고 힘겨루기를 계속 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요구했으나 중국은 이에 반발하며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이달 초 위안화 절상 여부를 두고 선진국과 신흥국 간 대립이 지속되고 있어 국제 외환시장의 안전성을 도모하기 위한 G20의 공조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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