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여론의 압력에 떠밀려 국회 청문회에 참석했다. 이로 인해 한진중공업 사태가 정치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무제표가 말하는 진실은
18일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5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노조는 회사가 지난해 회계자료에서 대손충당금 579억원 가운데 영업외비용으로 56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표시한 것이 손실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13일 서울 신문로 베르시움 오피스텔 사업과 관련, 고등법원에서 패소하면서 삼성생명보험에 723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에에 한진중공업은 올해 벌어진 법적 소송 손해배상금을 지난해 대손충당금에서 처리한 것이다. 대손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손실에 대비해 설정하는 충당금이다.
노조는 이 때문에 지난해 517억원이란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건설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를 근거로 조선 부문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베르시움 사업은 현재 대법원 상고 중으로 패소할 경우 이자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재판 결과에 따라 비용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 관계자는 “2008년과 2009년 건설부문의 영종도 부지를 매각, 조선 사업부문으로 3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노조가 왜곡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리해고 정당했나
결국 한진중공업은 이같은 경영실적 악화와 수주경쟁력 약화로 지난해 12월 15일 400명의 생산직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는 영도조선소 노조원 1200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이에 대해 조남호 회장은 “무조건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얘기는 결국 체질개선 및 구조조정을 포기하고 경쟁력 없는 상태로 돌아가 기업과 임직원들이 다 같이 생존을 포기하라는 얘기와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는 영업이익률 등을 들어 사측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조는 한진중공업의 조선부문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3.7%로 4~8%대인 경쟁사들보다 월등히 높다며 2009년에도 15.5%로 7.1%인 삼성중공업의 두 배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또 한진중공업의 직원 평균급여는 3960만원으로 현대중공업 7500만원, 삼성중공업 7000만원, STX조선해양 6600만에 비해 낮다며 임금 수준이 낮은데도 정리해고를 밀어붙이는 것은 부당하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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