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5일 경쟁사들과의 특허소송에서 모바일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한화 13조5천억원 상당)에 전격 인수했으며, 앞서 이달초 애플과 MS 등은 노텔의 특허를 45억달러에 사들이고, 구글도 경쟁적으로 IBM 특허를 인수했다. 구글과 IBM은 특허 인수가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1차적으로 경쟁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많은 비용과 시간 등이 필요하지만 승소하면 현재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모바일 업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소송비용만으로도 최소한 수백만 달러가 요구되는 피소를 막을 수 있는 방패막이 역할도 할 수 있어 이들 기업이 특허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특허 인수 광풍으로 인해 그동안 전혀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스트만 코닥과 인터디지털, 알카텔-루슨트, 노키아, 리서치 인 모션(RIM) 등이 특허와 관련해 인수합병(M&A)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특허전문가인 플로리언 뮬러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특허와
관련된 인수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버블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의 경우 1만7천건에 달하는 특허가 있지만 이미 대부분 경쟁사들에 사용허가를 해 준 것들”이라며 “구글이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를 방어하기 위해 1만7천건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구글을 고객으로 둔 한 특허중개인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모바일 관련 지적재산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최근 특허 인수전을 보면서 ‘왜 저런 것들을 사는지 모르겠다’며 어안이 벙벙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말 가치가 있는 특허는 신호처리와 관련된 것이지만 사람들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전체 특허시장이 과열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지적재산권 전문 투자은행인 MDB캐피털은 이스트만코닥의 경우 디지털 이미지기술 관련 특허의 시장가치가 3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6억 달러에 불과해 보유특허의 가치가 기업 전체가치보다 5배나 높아진 셈이다.
코닥과 인터디지털 등은 지난 수십년간 직원 수천명이 공장 등 각종 유형자산을 이용해 기업을 일궈왔으나 결과적으로 현재 기업이 가진 가장 가치있는 자산은 미 특허청 캐비닛에 있는 특허관련 서류뭉치들이 되고 있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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