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둠' 마크 파버 "초인플레·달러 몰락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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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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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채 투자는 자살행위· 달러 쓰레기…달러화 가치 추락할 것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초인플레이션(hyperinflation), 달러화의 몰락, 극도의 불안에 대비해야 한다."

투자전문지 '글룸붐&둠리포트'를 내는 '닥터둠' 마크 파버(사진)는 18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의 폭락을 예상이나 한 듯이 이번주 초 태국에서 가진 마켓워치와의 회견에서 예의 어두운 단어들을 쏟아냈다.

파버는 "현재 재정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전보다 더 심각하다"며 "미국과 유럽의 재정적자는 이미 터져나왔고, 정치시스템은 완전히 기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최근 세계 경제가 취약해진 배경에는 고물가 정책과 소득 및 계층에 따른 사회적 격차, 중동과 아시아의 군사행동과 지정학적 긴장감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버는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는 "연준은 매우 '사악한 기관'으로 평생 동안 저축해온 선량한 사람들을 벌줬다"고 말했다. 덧붙여 "연준은 주식과 투자가 뭔지도 모르면서 떠밀려 투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투기가 정부와 개인투자자들의 전유물이 됐고, 경제 성장세 둔화로 수익이 줄까 우려하는 기업들은 투기 대신 현금을 비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그나마 현금을 푸는 것은 고용이나 설비확충보다는 인수합병(M&A)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인플레이션의 요인이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파버는 "향후 수년간 기업 인수와 통합이 줄을 이으며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며 "업계의 통합이 가속화할수록 가격에 대한 기업들의 영향력도 커지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물가도 오른다"고 설명했다.

마켓워치는 이날 파버와의 회견을 보도하면서 그를 '처음부터 끝까지 금융시장 비관론자'라고 표현했다. 파버 자신도 스스로를 "극단적인 약세주의자"라고 칭했다. 다만 그는 "나는 주식에 대해서는 약세주의자가 아니다"며 "국채나 현찰보다는 주식이 낫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마켓워치가 정리한 파버의 투자 조언 5가지.

◇"미 국채 투자는 자살골"
파버는 "10년이나 30년 만기 미 국채에 투자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강조했다. 경제가 취약해졌다는 것은 세수가 준다는 의미로, 미국은 국채 발행량을 늘려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신규 발행 국채가 늘어나면 미국의 신용도 떨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파버는 "미 국채는 이미 정크(투기등급) 채권"이라며 "미국이 국채를 계속 찍어내는 한 이자는 낼 수 있겠지만,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데 대해서는 원금과 이자도 함께 물어야 해 디폴트(채무불이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금은 쓰레기"
파버는 달러화 가치가 어느 정도 오를 수는 있겠지만, 결국에는 달러·유로화를 비롯한 화폐들은 금과 은처럼 '똑똑한 돈'에 비해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그는 현금 축적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인플레이션이 통화가치를 깎아내리면 현찰은 구매력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가 취약한 나라는 재정정책을 완화하고, 돈을 찍어내기 때문에 경제가 강한 나라보다 물가상승률이 높다"며 "미국이 느슨한 통화정책에 있어 '세계 챔피언'이라는 점에서 미 정부가 내는 물가상승률 수치의 한 글자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식은 그나마 안전"
파버는 현금과 미 국채, 주식 가운데 고르라면 장기적으로는 주식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꼭 미국 주식일 필요도 없다고 했다. 앞서 그는 최근 미 증시에서 과잉매도가 일어났다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250~1270선(이날 종가는 1140.65)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파버는 S&P500지수가 오는 10월까지 1100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고수하고 있다. 그는 90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파버가 주식에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은 연준의 주가 부양력 때문이다. 그는 "돈을 찍어내는 한 주식시장은 붕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시 이머징…금은 제 값해"
파버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는 달리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낙관론을 폈다. 그는 "투자자들이 아직 서구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경제 권력의 균형추가 이동하는 대전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파버는 약세를 띠고 있는 달러화의 대안 통화로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금값은 앞으로도 제 값을 하는 투자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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