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최나연(24·SK텔레콤)이다. 최나연은 미국LPGA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에서 다품었던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이와 함께 한국여자골퍼들의 미LPGA투어 통산 100승 달성 시기도 미뤄졌다.
22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노스 플레인스의 펌프킨 리지GC(파71·길이6552야드). 1,2라운드 선두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 예상되던 최나연은 최종 3라운드 16번홀까지 2타를 잃으며 박희영(24·하나금융그룹),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선두다툼을 벌였다. 최나연은 그러나 짧은 파4인 17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중간합계 7언더파로 다시 앞서나갔다. 페테르센은 이미 6언더파 207타로 경기를 마친 상태였고, 박희영은 18번홀(파4·길이431야드)에서 보기를 범해 5언더파로 우승경쟁에서 탈락했다.
최나연에게 남은 마지막 한 홀에 우승 향방이 달려있었다. 18번홀은 그린 오른편이 워터해저드이고, 깃대도 오른편에 꽂혀 있는 난도(難度)높은 홀. 드라이버샷을 잘 날린 최나연은 두 번째 삿이 왼편 얕은 러프에 멈췄다. 파를 기록하면 우승이요, 보기를 해도 연장전이었으므로 큰 부담없이 세번째 샷을 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여기에서 최나연의 ‘새 가슴’이 드러났다. 반대편이 물이긴 하지만, 러프에서 시도한 칩샷이 홀에 2m나 못미친 것. 파퍼트도 홀을 비켜가 그 역시 합계 6언더파 207타(65·69·73)로 연장에 돌입했다.
이런 경우 십중팔구 페테르센의 기세가 높게 마련이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경기에서 두 선수 모두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에 떨궜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페테르센이 148야드, 최나연이 137야드. 페테르센의 두번째 샷은 홀을 지나 그린 뒤편 얕은 러프에 멈췄다. 최나연에게 기회가 온 듯했다. 그러나 스윙을 완전히 해주지 못한 결과였을까. 아이언을 떠난 볼은 그린 오른편을 향하더니 돌아오지 않고 물속에 빠져버렸다. 경기 끝이었다. 최나연은 1벌타 후 네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약 4m거리의 보기퍼트조차 홀을 외면했다. 보기만 해도 우승이 확정적인 페테르센은 1m 파퍼트를 성공하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최나연은 54홀 깅기 가운데 53홀을 잘 견뎌냈지만, 마지막 54번째 홀과 연장전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시즌 첫 승 기회를 놓쳤다. 2008년 미국 무대로 간 최나연은 지금까지 우승은 4회 한 반면, 2위와 3위는 각각 여덟 차례 했다.
박희영이 3위를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청야니(22·대만)는 합계 1오버파 214타로 공동 13위, 신지애(23·미래에셋)는 2오버파 215타로 공동 18위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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