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다음은 누구?…떨고 있는 독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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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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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피 통치 몰락…시리아·예멘 등 자극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42년 철권통치가 마침내 끝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재스민 혁명'의 불길이 어디로 옮겨붙을지 주목된다. 

왼쪽부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 바샤드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반군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사실상 장악하면서 카다피는 지네 알 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에 이어 아랍권 민주화 혁명으로 권력을 상실한 세 번째 국가 지도자가 될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이 23일 건재를 과시했지만, 카다피 일족의 영향력 행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강렬하게 휩쓸었던 아랍 민주화 혁명의 기세는 한동안 각국의 강력한 탄압으로 잠시 잠잠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시리아와 예멘에서는 시위대의 민주화 항쟁이 거세게 지속되고 있어 이 두 나라가 향후 카다피 몰락의 전철을 밟게 되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30년간 시리아를 통치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11년째 집권하고 있다.

특히 아사드의 막내동생인 마헤르 알 아사드는 정예 부대인 제4사단과 공화국수비대를 이끌며 아사드 정권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군부가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 독재자의 퇴진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튀니지와 이집트와는 또 다른 양상이다.

시리아에서는 당국의 초강경 시위 진압으로 2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아사드의 권력 집착은 확고하다. 아사드는 지난 21일 국영TV를 통해서 시리아의 치안 상태가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퇴진 요구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 같은 아사드의 말이 방송을 타고 나오자 시리아에서까지 수천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아사드의 퇴진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서부도시 홈스에 있던 반군들은 "카다피는 갔다. 이제 당신의 차례다. 바샤르"라고 외치면서 시리아 대통령의 종말이 머지 않았음을 경고했다.

예멘에서도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17일 국가위원회가 발족하는 등 예멘 반정부 시위대 역시 포기하지 않고 살레의 권력 이양을 압박하고 있다.

살레 예멘 대통령은 지난 6월 대통령궁 경내에서 폭탄공격에 중화상을 입고 치료차 사우디 아라비아로 건너가 두 달 넘게 체류하고 있다.

요르단 최대 반군 단체의 수장은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머지않았다는 점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에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앞서 재스민 혁명으로 아랍권에서 가장 먼저 권좌에서 물러났던 벤 알리는 23년간 튀니지를 통치하다 민중 봉기에 떠밀려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30년 가까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온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도 올해 초 권좌에서 축출된 후 지난 3일 수도 카이로에서 재판을 받았다.

라미 쿠오리 중동 전문가는 "리비아 사태는 국민적인 염원과 국제적인 지원 등이 결합되면서 아무리 강력한 독재정권이라도 결국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예"라면서 "더 많은 국가들이 튀니지·이집트·리비아 등의 뒤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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