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이곳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3차 양적완화(QE3) 방안을 언급하느냐에 따라 세계 증시 흐름도 갈릴 전망이다. 버냉키 의장은 2010년 9월 미 증시가 16% 떨어졌을 때 QE2 계획을 내놔 주가를 부양한 바 있다.
반면 QE3가 득뿐 아니라 실도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달러를 대량 살포하면 이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세계 경제가 물가고와 경기둔화로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24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1.90포인트(-1.23%) 하락한 1754.78을 기록했다. 기관만 336억원어치 순매도했을 뿐 개인·외국인은 각각 2430억원·905억원어치씩 순매수했다. 이에 비해 프로그램 매물이 6000억원어치 이상 출회되면서 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일본 신용등급을 강등한 영향보다는 미 지수 선물이 약세를 보이면서 경계감을 키운 탓으로 풀이됐다. 미 QE3 기대감이 전거래일 선반영되면서 경계 매물이 출회됐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해법은 QE3뿐"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락하고 있다.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2011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3.8%로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4.0%에서 3.6%로 떨어뜨렸다.
증권가 또한 7월만 해도 코스피가 2500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가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당장 버냉키 의장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금융기관 부실로 촉발된 데 비해 현재는 국가 채무위기로 불거진 만큼 사태를 해결할 주체가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 공조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류용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 스스로 통제 가능한 변수가 아니란 점이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며 "가능성 여부를 떠나 미 QE3 밖에 기대할 카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기안정 독약처방" 지적도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미 다우지수는 현지시간 23일 예상치를 밑돈 8월 제조업지수 발표에도 3% 가까이 올랐다. 26일이 다가오면서 QE3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QE3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 물가가 문제다. 7월 미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5% 올랐다. 2010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0.2% 상승을 점쳤던 시장 예상치를 0.3%포인트 웃돌았다.
이창선 LG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양적완화를 단행한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인 통화량 조절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 11월 2차 양적완화 이후 미 경제 회복세가 오히려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점으로 꼽힌다.
이 실장은 "1960년대에 시행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양적완화 대안으로 꼽는 것도 그 이유"라며 "공개시장조작으로 단기국채를 덜 사거나 매도하는 대신 장기국채를 더 사는 편이 낫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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