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한나라당은 투표일인 24일 오전 10시까지 20%의 투표율을 달성하면 승산이 있다는 '1020 전략'을 내걸었으나 오전 10시의 투표율은 이에 반도 못미치는 9.2%를 기록했다.
또 11시까지 15%를 넘겨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11시 투표율도 11.5%에 그쳐 초반 승부수를 노렸던 서울시와 한나라당에 아쉬움을 안겼다.
◇'위험한 도박'에 비장해진 오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의 얼굴에는 하루종일 비장미가 넘쳤다.
오 시장은 오전 7시께 혜화동 자치회관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마친 후 투표율이 쉽게 예측되지 않는다며 "거취 문제는 결과가 나온 다음에 밝히는 게 순리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투표율 33.3%에서 단 1%라도 부족하면 개함을 못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세금부담이 늘어나 후손들에게 뜻하지 않은 부담도 전가하게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날'로 정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치자마자 오 시장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하고 방명록에 '나라의 미래, 위대한 시민 정신'이라고 썼다.
시장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은 오늘 같은 날 나라의 미래와 운명을 어떻게 생각하실지 여쭤보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참배를 마친 오 시장은 오시장은 오전 11시 25분 서울 중구 다산프라자 13층 주민투표 투·개표 상황실을 둘러보며 기자 및 공무원들과 악수를 했다.
자치구별 투표 진행상황 표를 확인하며 굳은 얼굴로 "애가 탄다"고 말한 오 시장은 "아직 결과가 난 것은 아니니까 지켜보자"며 애써 웃어보였다.
◇지역·연령별로 차이 보여
오전 6시부터 서울시내 2206개 투표소에서 시작된 이번 주민투표는 특히 지역과 연령별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25개 지역구 중에서 서초구와 강남구가 가장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특히 서초구는 우면산 산사태 직후 보상문제를 놓고 시와 갈등이 있었음에도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전통적인 지지기반'으로의 면모를 드러냈다.
또 대다수 서울 지역 투표소에 노년층과 중장년층 투표자들이 많이 찾은 반면 젊은층의 모습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젊은층 및 누리꾼들은 초반 투표율이 올라갈 것에 대해 전전긍긍하다가 투표율이 생각만큼 높지 않자 안도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오세훈 짤리면 보궐 선거 다시하게 되고 이래저래 돈낭비"라며 "오세이돈은 예산 낭비만 하다 물러나는구나"라고 투표율을 본 소감을 밝혔다.
또다른 네티즌은 투표율을 거론하며 "정말 신기할 정도로 오세훈은 강남 3구에서만 인기가 좋다"며 "그러니깐 서울시장직을 내놓는게 아니라 강남3구 시장직을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는 불법운동 고발 난무
일부 네티즌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OO아파트에서 투표 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있다", "서초구와 성북구 일대 아파트 관리사무소들이 투표독려 방송하고 있네요" 등 주변의 투표 운동에 대해 알리고 나섰다.
이에 대해 서울시선관위는 "주민투표법 제 2조에 따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방송 여부와 방송 횟수는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형교회들의 불법 투표 독려는 투표 당일에도 여전히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날 중랑구 금란교회의 김배제 목사가 새벽기도에서 "서울시민들이 모두 투표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주민투표법에는 '직업·종교·교육 그 밖의 특수관계 또는 지위를 이용해 주민투표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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