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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 끝난 강정마을, 폭풍전야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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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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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4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은 고요함을 되찾았다. 전날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대규모 문화제로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 긴장감이 고조됐던 것과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다만 전날 투입됐던 경찰 병력은 여전히 마을 안팎을 지키고 있고, 주민과 시민활동가 등의 농성장이 있는 중덕삼거리로 들어가는 입구에도 이중으로 경찰이 배치돼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전날 경찰은 전경 등 경찰병력 1000여명을 동원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특히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등에는 경찰력을 집중 배치, 취재진의 접근조차 막는 등 삼엄히 경계했다. 또 경찰버스 등 차량 20여대를 이용해 제주해군기지사업단 정문부터 마을 입구까지의 가설방음벽 앞에 이중으로 바리케이드를 쳤다.
 
 이날 오전 진보적 기독인모임인 ‘예수살기’의 총무를 맡고 있는 최헌국 목사가 생명평화예배를 드리려고 중덕삼거리를 찾았다가 목회자 이외의 출입을 막는 경찰과 언쟁을 벌이는 등 몇 차례 실랑이가 있었지만 큰 마찰은 없었다.
 
 문정현 신부가 매일 오전 열고 있는 생명평화미사도 2개의 슈퍼마켓이 마주 보고 있는 ‘말질로 사거리’로 장소를 옮겨 예정대로 진행됐다.
 
 중덕삼거리에서는 주민과 시민활동가 등 3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농성장 철거와 농성자 해산 등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 망루에 올라 농성을 이어갔던 고권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도 일단 망루에서 내려와 있는 상태다.
 
 고 위원장은 “경찰이 농성자 전원을 연행하는 등 극단적 행동을 할 경우 우리도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등은 이날 오후 2시 중덕삼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편 이날 서귀포경찰서는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방해했다는 명목 하에 김종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과 홍기룡, 고유기 제주군사기지저지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등 6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제주해군기지 예정지인 강정마을의 강동균(54) 마을회장 등 3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저지하거나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지법은 이날 오후 영장 실질심사를 거쳐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1∼3일 해군기지 펜스 설치 공사를 막아선 혐의 등으로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39명을 연행했다. 구속 영장이 신청된 6명을 제외한 이강서·한재호 신부와 송영섭 목사, 김아현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나머지 33명은 이날 석방했다.
 
 서귀포경찰서는 지난 달 26일 해군기지 건설 사업 현장에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강정마을회장 등 3명을 구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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