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충정로> 내수 활성화와 건설상품의 투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9-05 16:0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국민경제 혹은 사회적인 측면에서 내수 활성화가 큰 관심사다. 오죽하면 한 달에 한 번 재래시장 방문 캠페인까지 등장했을까.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켜 국내 관광 수요까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민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관광거리가 충분한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인다.

스페인의 북동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인 빌바오시는 한 때 철광산업으로 호황을 누렸던 도시였지만 자원 고갈과 철강산업의 후퇴로 죽은 도시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 무렵 스페인 정부는 미국의 구겐하임미술관 유치를 결정했고, 관련한 관광 상품을 만들어 연평균 5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샌즈호텔 단지 개발을 통해 연간 1400만명의 관광객을 장담한다.

작년에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847만명이다. 국내 인구의 0.1%에 불과한 스페인의 인구 5만명 소도시를 방문한 관광객의 1.7배에 불과하다. 결국 이러한 결과는 보고 즐길거리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수시장의 활성화는 국민 혹은 기업들이 가진 지갑에 의해 좌우된다. 볼거리·즐길거리가 충분하지 않은데 지갑을 열지는 않는다. 정부는 대기업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 할 것을 촉구하고 기부 문화의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투자하는데 어떠한 인센티브를 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가진 돈을 어떻게든 끌어낼 수단만 찾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그동안은 내수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건설투자를 촉구하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주장이 전혀 없다. 건설업계도 정부의 재정 여력이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재정은 사회기반시설 혹은 서민 보호를 위한 시설 투자에 국한된다. 공공재정의 역할이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있다면 민간 자본은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 개발에 둔다. 민간은 건설상품 개발시 제도적 인센티브를 따진다. 민간이 건설상품에 투자하려는 데 대해 부정적 시각이 너무 강하다. 시장 경제에서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1차적인 목표인 수익 창출을 넘어설 수 없다. 그럼에도 마치 자본을 가진 기업 혹은 개인을 사업가로 보기보다는 자선가로 보려고 한다.

공공 재정만 충분하다면 굳이 민간자본에 기댈 필요가 없다. 민간자본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인센티브를 지불해야 하는데 정치권의 감정과는 맞지가 않는다. 지자체들의 평균 재정 자립도가 51%를 약간 넘긴 상태라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도 민간자본의 활용이 절대적이다. 민간자본에 대한 적대적 감정으로는 국민경제와 함께 갈 수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민간자본을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려면 상응하는 투자촉진책을 한시적으로라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민간자본은 건설상품에 투자할 때 상품성을 추구한다. 덩치로만 보면 국내에도 건설업자가 아닌 사업가로 나설 기업들이 상당수 있다. 건설상품을 단지 건설로만 보지 않고 완공 후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전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에까지 와 있다. 건설 당시 파리의 흉물로까지 비하되었던 에펠탑은 122년이 지난 지금 연간 유로관광객 700만명을 넘기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이미 벌어 놓은 돈에만 의지하여 내수시장을 활성화시키기보다 지속적인 상품성을 가진 건설상품의 개발, 즉 성장동력의 발굴도 분명 중요하다. 한국 경제는 아직 쓰는 데만 몰두할 만큼 완성되지 못했다. 사용할 돈은 성장을 통해 벌어야 할 몫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민간자본은 시장 경제가 지배하는 한 인센티브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민간자본의 건설상품 개발 투자는 마치 추수를 위해 밭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다. 씨가 자라 열매를 맺는 것은 비료라는 인센티브가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