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의 대출 역시 수도권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금융부문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외국은행을 포함한 전국의 일반은행 원화예금은 6월말 기준으로 702조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유치한 예금은 약 522조6880억원으로 전체의 약 74.0%를 차지했다.
일반은행 원화예금에 대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6년 1월 수도권 원화예금 67조9460억원에 비하면 8배 가까이 늘었다. 당시 일반은행 원화예금에서 차지하는 수도권 예금 비중은 65.8%로 나타났다. 수도권 예금 비중이 16년만에 8.2%포인트 급증한 셈이다.
수도권(서울) 내 예금은 시중은행이 506조1730억원 가량으로 가장 많았으며 특수은행이 122조223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의 예금은 수도권 비중이 전체의 81.2%에 달해 대부분의 예금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은행의 예금은 최근 증가폭이 둔화되는 가운데 일부 은행에서는 감소세를 보인 반면에 특수은행의 예금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일반은행의 예금 증가폭은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15~20%를 육박했으나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6월말 현재 증가폭은 전년 동기대비 6.1%에 머물고 있다.
올해 1월 전년 동기대비 12.9%의 상승률을 보이던 일반은행의 예금 증가액은 ▲2월 11.7% ▲4월 11.4% ▲5월 7.4%로 점차 줄어드는 반면, 특수은행은 올 1월 13.5%에서 2월 15.4%로 증가폭이 늘었고 6월말 현재 17.4%를 기록하고 있다.
대출금 역시 수도권이 여타 지역보다 비중이 높다.
6월말 현재 수도권의 대출금액은 525조7950억원으로 전체의 72% 가량을 차지했다.
지방은행의 경우 현재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방은행이 없어 수도권의 경우 서울에서만 대출 영업을 하고 있다.
이는 경기 지역을 기반으로 했던 옛 경기은행이 한미은행(현 한국씨티은행)으로 인수되는 등 대부분 시중은행으로 넘어간 까닭이다.
금융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반영하듯 올 들어 광주은행과 경남은행, BS금융과 DGB금융지주 등 지방은행이 규모를 확장하고 업무 영역을 넓히면서 서울과 수도권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예금과 대출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보다 수도권에서 경제활동 규모가 크고 보다 활발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나친 쏠림현상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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