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오언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세정책 담당 책임자는 FT와 회견에서 "선진국들이 조세개혁을 통해 세수인상을 꾀해왔지만 부자들의 호주머니를 짜내는 티핑포인트(극적 전환점)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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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소득세율(왼쪽부터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호주/단위: %/출처: FT) |
영국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소득세 인상이 잠정적인 조치이며 찬반여론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정치권에서는 오스본 장관의 이런 입장이 다음 선거를 앞두고 소득세 인상을 철폐하기 위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를 인상했던 국가는 영국과 그리스, 스페인 등 3개국이다.
앞서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 각국 정부는 부자들에 대해 고율의 세금을 부과했지만 한편으로는 각종 세액공제를 통해 세금을 피해가는 방법을 눈감아주기도 했으며 이후에는 점차 세율도 낮춰주는 흐름을 보였다. 1981년 주요 선진국의 최고세율은 70% 선이 일반적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최고세율이 40% 선까지로 낮아졌다.
소득세의 점진적인 인하 양상은 법인세와 상속세 등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OECD 회원국 가운데 부유세를 물리는 국가는 76년 10개국에서 95년 15개국으로 늘었지만 현재는 3개국에 불과하다.
양도세나 상속세도 계속 세율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각국 재무장관들은 소득의 재분배를 위해 부자들을 쥐어짜는 것이 별반 도움이 안되며 세제의 합리화와 조세기반을 확충해 세수를 확대하는 것이 더 낮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편이라고 FT는 전했다.
영국의 재정연구소(IFS)는 세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고세율이 40%이며, 세율을 50%로 올린다고 해서 세수가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조사연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은 외국인 계좌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키로 한데다 각국 정부들은 금융정보 공유에 발벗고 나서 부자들이 역외를 이용해 세금을 피해 나가기가 훨씬 까다로워졌다.
실질적으로 부유층의 세금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FT는 그러나 과거와 같은 살인적인 고율의 세금을 물리는 시절로 되돌아가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자들로서는 지금의 조세시스템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최근 프랑스의 광고그룹 퓌블리시스의 모리스 레비 최고경영자(CEO)와 로레알의 상속녀인 릴리안 베탕쿠르 등 일부 프랑스의 부호들이 정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더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임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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