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지원으로 지난달 이뤄졌던 서울시향의 유럽투어는 많은 호평을 남기며 성황리에 끝이 났다. |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현대자동차와 우리금융그룹의 거액 지원을 통해 서울시향의 유럽 투어와 일본 투어를 성황리에 끝마친 정명훈 예술감독은 "서울시향이 세계무대에서 좋은 리뷰와 결과를 내온 만큼 앞으로 더 많은 후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8일~27일 유럽투어를 한 서울시향의 성과는 기업들의 특별한 후원으로 신바람났다. 암스테르담과 그라페네크 공연은 매진됐고, 에든버러에서도 80% 이상의 매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시향이 짧은 기간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기업의 후원 덕분이라는 평가다.
최근 기업이 후원, 협찬하는 음악회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최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페스트라 내한공연(11월 15~16일), 신세계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토요 콘서트‘, 대우증권이 협찬한 웨스트 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 연주회(8월 10~12일), 대한생명과 함께 하는 11시 콘서트, 한화와 함께하는 청소년음악회, 루이까또즈와 함께하는 손범수 진양혜의 토크 콘서트, 쌍용자동차가 후원하는 예술의전당 야외 페스티벌, KT&G와 함께하는 언플러그드 에세이(10월 9일) 등 다양하다.
이는 기업의 메세나(문화 예술 지원 활동)가 다시 살아나게 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메세나협의회가 지난 3월부터 3개월 동안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등 총 530개사를 대상으로 한 ‘2010년 지원 현황(2010년 1월 1일~12월 31일 집행된 문화예술지원활동)’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문화예술 총 지원액은 2009년(1576억 9000만원)에 비해 10% 증가한 1735억 1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3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와 같은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금액과 지원 기업 수의 증가는 기업의 문화경영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의 돈이 음악회로 들어가면 티켓 값이 낮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형 공연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티켓 판매액의 적자를 기업이 채워줄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시향의 정기공연도 기업들의 후원으로 10만원 대의 객석이 5~6만원 선으로 대폭 낮아졌다. 대중들의 클래식 문턱을 낮춰주는 기능 또한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기업의 문화 지원의 효과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기업이 음악회를 협찬하면서 티켓을 선점해 가곤 한다”며 “최근 열린 한 대형 공연도 후원했던 기업의 엄청난 양의 티켓 선점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지원 활동으로 인해 클래식의 활성화가 이뤄질 수도 있지만 기업의 티켓 선점으로 관객들이 원하는 좌석을 구하지 못하는 등의 피해가 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