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IB 핵심업무를 맡을 수 있는 프라임브로커 요건을 자기자본 3조원으로 정하면서 여타 증권사도 일제히 증자에 나설 전망이다.
증권가는 증자 이후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주당순이익(EPS) 하락을 우려하면서 대우증권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8일 대우증권 주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14.91% 하락한 1만1700원을 기록하면서 가격제한폭까지 밀렸다. 이 회사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무렵인 200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우리투자증권도 한국거래소로부터 증자 여부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뒤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대우증권은 증자를 계획대로 마칠 경우 자기자본을 2조6800억원에서 4조원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정한 프라임브로커 요건을 1조원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대우증권은 이를 통해 업계 선두로 IB로서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반면 증권가는 부정적인 평가 일색이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우증권 목표가를 1만2650원으로 10% 하향 조정했다. HMC투자증권은 1만원으로 57%, 한국투자증권도 1만3000원으로 43% 내렸다.
대우증권 주가가 전일 1만375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시세보다 낮은 목표가다.
박윤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ROE가 7%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증자로 조달할 자금을 효율적으로 투자해 ROE 희석을 얼마나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의미 있는 업황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은 투자의견도 매도를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가 매도 투자의견을 받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대우증권에 대해 "ROE 전망치가 9%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증자를 감안한 수익 창출 효과를 900억원으로 추산하면 EPS도 17% 가량 희석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대우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뿐 아니라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위해 증자가 예상되는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을 비롯한 상위 10대 증권사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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