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농협이 지난 4월 발생한 전산사고로 인한 고객 피해와 최근 농촌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외면한 채 치적 홍보에만 급급해 '돈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내년 3월 사업구조 개편을 앞두고 농협이 정부에 6조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한 상황이어서 '도덕성 해이'도 지적되고 있다.
이날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송훈석 의원(민주, 속초ㆍ고성ㆍ양양)은 보도자료를 통해 "농협중앙회가 제출한 `창립 50주년 기념사업 예산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 33억원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송 의원에 따르면 농협은 창립 기념행사비로 18억2500만원, 행사 당일 참석자의 차량비와 식비 등에 약 15억원을 지출하는 등 총 33억2500만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또한 농협은 행사날 참석했던 전국의 회원조합 및 농업인들이 타고 온 버스 861대 비용과 식비(1인당 2만~3만7000원)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전체 참석대상자 중 서울의 참석자가 13% 가량(5200명)을 차지해 '전국 농업인 잔치'라는 행사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초 농협은 창립 50주년 기념사업 행사비로 실제 집행액의 2배가 넘는 68억원의 지출계획을 세웠다가 외부비판을 의식해 행사를 그나마 축소해서 치렀다”면서 “행사기간도 당초엔 3일로 계획했다가 하루로 축소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창립 50주년 행사에 이처럼 거액을 투입한 것은 구제역, 태풍 및 집중호우로 인한 막대한 피해, 자유무역협정(FTA)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과 농업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그는 농협이 지난 4월 사상 초유의 금융전산망 마비 사태로 고객 피해를 끼친 점, 사업구조개편을 위해 부족자본금 6조원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구한 점 등을 들어 이번 예산 집행은 적절치 못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농협 중앙회는 오는 12월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에 송 의원은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창립 50주년 기념행사가 현 집행부의 선거운동 차원에서 치러진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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