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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농어촌> "센서로 맛과 품질을 그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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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1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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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진흥청 수확후처리품질과 비파괴품질계측연구실

고춧가루의 매운맛을 빛을 이용해 5초만에 측정할 수 있는 ‘고춧가루 매운맛 측정기’ 앞에서 비파괴품질계측연구실 연구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이강진 연구실장, 강석원 박사, 김재규 기계장, 박종률 박사, 임종국 박사.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센서를 활용해 농식품의 맛과 품질을 측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수확후처리품질과 비파괴품질계측연구실의 이강진 연구실장을 비롯한 6명의 연구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농식품의 모양, 중량, 색깔, 맛, 내부성분, 결함 등을 자르거나 착즙하지 않고 하나하나를 계측·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실에서는 과실에 존재하는 당이 빛(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의 특정 파장을 흡수하는 성질을 이용, 사과 비파괴 당도판정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1998년)한 이후 복숭아, 감귤, 수박 등의 당도를 실시간 판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이어 개발했다.

13일 이강진 연구실장은 "공산품과 달리 농산품은 기후, 토양, 생산기술, 노력 등에 따라 그 품질이 천차만별이어서 제품을 균일하게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구매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수확 이후 농산품의 맛을 비롯한 품질을 측정해 규격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개발 취지를 밝혔다.

이 시스템의 개발로 소비자들은 대형 마트 등에서 당도 선별이라는 표시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장호원과 감곡에서 생산되는 황도 복숭아의 일본 수출길을 열 수 있었다. 현재 과실 비파괴 당도선별시스템은 국내 140여개소의 과실 산지유통센터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형상이 불균일해 품질의 측정이 어려웠던 포도와 딸기의 당도를 측정·선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또 농산물의 표면을 두드려 나는 소리를 이용해 내부에 결함이 있는 수박이나 표면에 금이 간 계란을 판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고가의 외국산 장치를 대체하고 국산 기계를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고추가루의 매운 정도를 화학적인 처리과정없이 빛을 이용해 신속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고춧가루 매운맛 측정기’를 개발해 발표했다. 이 측정기는 고춧가루에 빛(가시광선ㆍ근적외선)을 비춰 일정 파장 영역에서 빛의 흡수 정도를 측정해 캡사이신 함량을 예측하고 함량에 따라 순한 맛에서부터 아주 매운 맛까지 미리 설정된 기준에 의해 매운맛을 등급화할 수 있다. 고춧가루의 매운맛을 측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5초 정도다. 측정오차는 ±10mg% 이하로 매우 정밀하다.

이 실장은 “사람의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과 같은 오감을 과학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첨단 농업기술을 개발해 앞으로 한국의 농업기술이 세계인의 식탁의 품질과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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