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더불어 미국의 파산 또는 몰락에 대한 걱정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그렇잖아도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 재정위기로 확대되고 있는 유럽에 더해 미국까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이번에는 전 세계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글로벌 재정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극단적 불안감도 표출되고 있다.
현재 미국이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이유는 미국의 국가 부채 때문이다. 2009년 기준 미국의 총 국가부채는 GDP의 85%이며 2014년에는 108%에 달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은 전망했다. 그리고 지난해 미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부채는 총 55조 달러이다. 통상 부채는 GDP대비 90%를 최악 수준으로 보는데 미국은 이 수준을 넘어섰다. 참고로 현재 중국의 부채비율은 GDP대비 16%에 불과하며 러시아는 10%밖에 안 된다. 따라서 미국이 파산할 것이라는 예측은 힘을 얻고 있다.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는 이러한 미국의 현재를 폭넓게 그려내고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다. 경북대 교수로 재직 중인 한국의 중견 사회학자는 평범하지만 재미있는 미국 사회의 단면들을 통해서 그 심층에 있는 사회학적 문제의식을 예리하게 파헤쳤다. 그리고 미국에 대한 기존 통념에 도발적으로 도전한다. 미국은 위기라고. 경제만이 아니라 미국적 가치의 실종, 도덕불감증,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에 걸친 부정과 부패가 그 원인이라고. 그리고 똑같이 미국을 따라가는 우리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망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단지 미국을 겨냥하고 있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어쩌면 ‘미국을 향해 가는 열망’ ‘유사미국Pseudo-America’이 뿌리 깊게 각인되어 온 우리를 향한 성찰로도 보인다. 미국을 비하하고 미국의 멸망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용천혈의 대침 같은 우리 내부의 각성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때로는 침소봉대, 때로는 편중된 논리의 전개도 약간 눈감아주고 싶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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