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메릴린치가 지난 1~8일 펀드매니저 28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유럽이 향후 12개월 안에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를 2009년 초 이래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55%는 '유럽의 실질 성장률이 향후 1년 안에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기술적 경기침체의 기준이 된다. 지난 7월 조사에서 같은 대답을 한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은행권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주요 위험 요소라고 답한 이도 68%에 달했다.
BOA메릴린치 글로벌리서치의 게리 베이커 유럽증시 전략부문 책임자는 "유럽에 대한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이번 조사 결과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나와 전 세계 나머지 지역에 대한 전이 위험이 상당히 상승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투자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응답자의 38%는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증시에 대해 순 비중 축소 의견을 냈다. 시장에서 빠져나오라는 얘기다.
마이클 하트넷 BOA메릴린치 수석 글로벌 증시 투자전략가는 "최근 위험 회피 성향이 매우 뚜렷해졌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역베팅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의 3분의 1 이상이 현금 비중 확대에 나서는 등 위험 회피 성향은 2009년 3월 이래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헤지펀드들도 위험 회피 성향을 보이면서 롱(매수) 포지션 비중이 지난달 33%에서 19%로 줄었다. 이밖에 응답자의 14%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놓고 볼 때 국제유가가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이런 대답을 한 응답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다만 미국의 경제 여건은 다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내년에 미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는 9%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유럽 경제 전망이 일본 경제에도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했으며 향후 일본 경제가 개선되리라고 본 응답자는 거의 없었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내년에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지난달 11%에서 30%로 늘었다.
응답자들은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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