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는 15일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여건 분석’ 보고서를 통해 내수부진으로 고전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내수확대와 원자재 수출 유지로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국에서는 수입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7개국과 BRICs 등 신흥국 13개국 내 200개 주요 기업 및 경제연구기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소비심리 위축이 완연하다. 미국의 2분기 소비지출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크게 하락한 0.4%에 그쳤다. 영국도 7.7%의 높은 실업률 등으로 민간소비가 올해 1분기는 –0.6%를 기록하는 등 감소세다. 프랑스 가계 소비 증가율도 2분기에 -0.7%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일본에서는 대지진 이후 가라앉은 경기 속에서 1, 2분기 개인소비가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처럼 선진국 내수부진이 가시화됨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미국은 과거 경기둔화 경험에 비춰볼 때 자동차, 휴대폰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타격이 예상되며, 독일에서는 자동차, 조선(부품), IT 제품 등 경기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수입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엔고와 일본 방사능사태에 따른 일본기업의 해외구매 확대 추세는 한국의 대선진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또 한-EU FTA 발효에 따른 한국산 가격 경쟁력 강화도 수출부진을 상쇄해줄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등을 중심으로 대EU 수출이 증가해, 8월 EU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한 4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선진국 기업들은 아직 경기악화를 체감하진 않으나, 경기악화에 대비, 원가절감, 신흥국 수출확대 등 리스크 관리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유통업체인 Adaptall, 영국 가전업체인 Home Retail Group 등은 신흥국 유통채널 확대로 위기에 대응할 것임을 밝혔고, 자동차 부품 수입업체인 Walker Products는 경기 침체 시에는 오히려 수요가 증가되는 자동차 A/S부품의 수입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흥국에서는 고용증대 및 소득수준 개선에 힘입은 내수확대와 아시아에 대한 수출비중이 확대되면서 아직까지 민간소비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1~7월 소비재 매출총액은 10조20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가 증가했다. 브라질은 최근 90개월 연속 민간소비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5%대의 성장률을 지속해 3000만 명이 새로 중산층에 편입이 된 것도 민간소비 지지요인이다.
보고서는 선진국 수요 감소로 인한 간접피해는 한국기업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선진국 수출용 완제품에 사용되는 한국 원부자재의 대신흥국 수출은 즉각적인 감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섬유·의류 원부자재 수출 감소는 가시화되고 있는 단계로, 최근 미국 메이저 의류업체에 납품하는 인도 섬유수입바이어 C사는 미국 수요 감소를 예상해 한국으로부터 납품받는 물량을 감축했다.
중국 등 신흥국 기업 대부분은 우선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 수출 감소에 대비해서는 내수시장 진출 강화나, 타 신흥국으로의 수출 확대에 집중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도 자동차부품수출업체 Lumax Industries, 인도네시아 의류수출업체 Kahatex 등은 수출이 감소하더라도 내수 활황세로 만회가 가능함을 밝히면서 선진국 바이어에 비해 비교적 여유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코트라 지역조사처 윤재천 처장은 “한국의 대신흥국 수출비중이 71.8%에 달하고 하반기 신흥국 수출은 순항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무역 1조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선진국과 신흥국 기업 모두 폭풍우 속의 항구로서 신흥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신흥시장 내 경쟁과열에 대비한 한국기업의 철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