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녹 |
정민 |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지금의 동료들이라면 ‘캣츠’의 아성에 도전할 만 한 것 같아요. 역사상 최고의 ‘캣츠’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오는 17일부터 12월 31 샤롯데씨어서에서 공연 예정인 뮤지컬 ‘캣츠’의 ‘럼 텀 터거’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에녹이 15일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탄생 30주년을 맡은 뮤지컬 ‘캣츠’는 이번 공연에서 가수 인순이, 박해미, 홍지민을 그리자벨라 역으로, 뮤지컬 배우 에녹과 정민을 럼 텀 터거 역으로 더블 캐스팅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정민은 “이 역할을 하면서 내 밑바닥에 있는 것들까지 끌어올리게 된 것 같다”며 “다른 캐릭터보다 민망한 부분이 많은데다 안에서부터 더 많이 끄집어 내야 하는 역할이다”고 소개했다.
에녹은 “처음에는 감이 안잡혔고 영상으로만 봐서 ‘그 역할을 내가 한단 말야?’라며 의구심이 들었지만 지금은 욕심이 생겨서 역대 ‘캣츠’의 30년의 시간을 비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도 많았다고 했다. 에녹은 춤 동작, 특히 발레 동작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발레하는 고양이’가 돼야한다는 게 힘들었고 경사진 무대, 의상, 분장 등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민은 특히 ‘분장’에 있어서 어려움을 전했다.
“특수 분장을 자신이 직접해야 하는데 한번 잘못 하면 다시 처음부터 다 해야해서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구요. 하지만 하다 보니 실력이 늘었죠.”
‘럼 텀 터거’ 역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이런 역할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
“터거는 ‘맛소금’ 같은 역할 같아요. 반항아 기질의 사회와 동떨어진 캐릭터죠. 하지만 나왔을땐 임팩트 있게 조미료를 치고 들어가야 하는 역할이에요. 다른 고양이들보다 관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고양이’와 ‘사람’ 사이의 중간 역할을 해야 하니 어려운 것 같아요.”(에녹)
“연습을 시작하면서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감을 못잡았어요.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역할이라 연출님이 ‘극장가서 보자’라고 하기도 했죠. 고민 많이 했는데 이천에서 공연을 하고 나니까 감을 잡게 되더라구요. 이 역할이 참 매력적인 역할이라는 것을 그때 깨달았어요.”(정민)
이런 어려운 역할이긴 하지만 두 배우는 모두 '럼 텀 터거', 나아가서는 뮤지컬 '캣츠'에 대해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정민은 "의상, 분장, 조명, 무대세트 등 일단 '볼거리'가 많은 뮤지컬이다"며 "배우들은 숟가락만 얹어도 될만큼 작품 자체가 매력이 많지만 그 다음엔 배우들의 노력이 숙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에녹도 "여러 캐릭터가 인간들의 캐릭터를 극대화시킨 것 같다"며 "그 안에서 오는 감동들이 배가 되어 돌아오는 작품으로 관객들 뿐만 아니라 우리 배우들도 '화해' '용서' '내려놓음' 등의 굵은 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캣츠'는 동작 하나하나 모두 짜여져 있는 작품이다. 두 배우는 "그저 편하게 누워있는 장면조차도 이유가 있다"며 "16분 음표 마냥 작은 동작들도 정해져있다"고 소개하며 혀를 내둘렀다.
"한마디로,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태어나면 '캣츠'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웃음) '30주년 뮤지컬'이라는 말만으로도 모든것이 설명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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