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출범한 STX의 역사는 M&A의 연속이었다.
쌍용중공업을 시작으로 강덕수 회장은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아커야즈(현 STX유럽), 하라코산유럽(현 STX윈드파워) 등을 인수하며, 그룹의 외형을 100배 이상 키워왔다.
기업 인수 자금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회수하는 방식으로 M&A를 이어왔다.
M&A의 귀재라 불리던 강 회장은 지난 2008년 대한통운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대한조선, 하이닉스에 이르기까지 인수전에서 포기 또는 실패를 경험한다.
대한통운은 매각 입찰에서 탈락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컨소시엄 구성 단계에서 어긋났다. 대우건설은 인수 검토의사를 밝힌 지 5일 만에 불참을 선언했다. 대한조선의 경우 채권단과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번 하이닉스는 중동 국부펀드의 컨소시엄 불참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된 M&A 실패에 대해 업계에서는 외형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한 STX의 부족한 내실을 원인으로 꼽았다.
STX가 M&A에 뛰어들 때마다 시장에서는 그룹 내 현금유동성 등 재무적 상황을 이유로 ‘승자의 저주’를 우려했다. 외형이 커진 만큼 부채 등 문제도 커진 상황. 또한 최근 해운과 조선 등 시황 악화에 따른 핵심계열사들이 실적 하락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STX가 M&A만으로 성장을 하는 것에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해 새로운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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