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가습기 "영유아 폐질환으로 5명 사망”

- 질병관리본부, 관련 학회와 영유아 역학조사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영유아 5명이 가습기 살균제를 이용하다 원인 미상 폐질환에 걸려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철 카슨홀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원인 미상 폐질환에 걸려 사망하거나 병에 걸린 영유아 6명과 산모 2명의 피해사례를 공개했다.

센터는 가습기 살균제를 3개월 동안 매일 수면시간에 사용한 27개월된 A군이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원인 미상 간질성 폐질환 등 10가지 폐질환에 걸려 입원 치료를 받은 지 2개월 만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다른 15~44개월 영유아 4명도 살균제 사용 이후 사망했으며 1명은 폐질환 환자가 됐다.

산모 B(33)씨는 4개월 동안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성인호흡곤란 증후군으로 입원했으나 2개월 뒤에 사망했으며, 또 다른 산모 1명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간질성 폐렴에 걸렸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영유아 사망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무분별한 화학물질 남용으로 말미암은 바이오사이드(Biocide)의 대표 사례로 드러나지 않은 피해규모가 매우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초음파식 또는 분무식 가습기의 미세한 물 입자는 폐 속 깊이 흡입될 수 있고 화학물질이나 바이러스가 흡착되면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런 장치에 살균 성분을 투여하는 가습기 살균제는 곧바로 폐에 살균제를 집어넣는 행위이므로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 당국은 이번 주부터 영유아 피해 사례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영유아와 A의료기관 이외의 다른 병원에 성인환자에 대해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와 함께 22일 첫 회의를 갖고 연구·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A병원에 입원한 원인 미상 폐질환 임산부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해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환의 원인이라는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