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남다른 반도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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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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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삼성전자가 22일 밝힌 메모리 16라인 가동식 및 20나노 D램 양산으로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 사랑’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삼성특검으로 2년 가까이 현업을 떠난 이 회장이 경영복귀 이후 가장 먼저 찾은 사내 행사가 지난해 5월 17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이다. 반도체사업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사실 반도체 사업은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마지막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토대는 이 회장이 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도체 사업 진출의 최종 결단을 내리고 이를 추진한 인물은 이건희 당시 부회장이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당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진출은 실패할 경우 그룹 자체가 쓰러질 수 있어 모든 이가 반대했다”며 “그러나 이건희 회장만은 반도체 사업이 세계 산업의 근간이 될 것을 예측하고 과감하게 투자, 오늘날의 빛나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1974년 한국반도체 인수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삼성전기나 삼성전관 등이 고전하고 있을 때라 그룹 차원에서 또다시 전자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없었고, 명분도 없었다.

게다가 비서실에서는 한국 반도체가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룹 차원에서 한국반도체의 인수가 쉽지 않음을 안 이 회장이 적극 추진해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것이다.

당시 IBM이 일찍부터 자체 수요의 반도체를 자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한 것이다. 인수가 결정된 이후 이 회장은 기술자를 스카우트하고 자료를 입수하는 일을 앞장서서 맡았다.

당시 중앙일보 이사로 있던 이 회장은 반도체에 관심이 많았다. 도시바, NEC, 샤프, 세이코 등의 생산공장을 둘러보면서 일본 전자공업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또 홀로 떠난 세계여행을 통해 반도체 관련 인사들을 만나고 공장을 방문하고 자료를 수집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당시 외국의 반도체업체와 학자를 만나며 공부할 때의 메모 노트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장의 반도체 사랑은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변치 않고 있다. 그는 요즘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반도체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17일 메모리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해 “지금 세계 경제가 불확실하고 경영 여건의 변화도 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러한 시기에 투자를 더 늘리고 인력도 더 많이 뽑아서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해야 삼성에도 기회가 오고 우리 나라 경제가 성장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8월 11일 반도체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D램의 뒤를 이을 차세대 메모리 개발 속도를 높여 메모리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시장 리더십을 지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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