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금리 동결’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총재는 미국 워싱턴에 소재한 만다린 호텔에서 기자들과 조찬 모임을 갖고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굉장히 불안한 상태에서 무조건 물가 안정책만을 시행하면 다른 곳에서 굉장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물론 물가를 포기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조금만 덜 불안해도 강한 정책을 펼칠 수 있는데 대외 경제 여건이 매우 안 좋다”고 말했다.
고물가 보다는 금융 및 거시경제 불확실성 안정에 더 방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금리 정상화’라는 큰 방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조정이 중앙은행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며“그런 의미에서 기대심리를 낮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금리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올해 한은의 물가목표 4.0%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우리가 제시한 물가 목표를 맞추려면 앞으로 3.3~3.5% 사이로 가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8월 물가를 보면 집중호우로 농산품 가격이 올랐는데 문제는 그 가격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전월 대비로는 그대로지만 전년 대비로는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물가 목표를 수정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물가목표는 3년 정도 중·장기 관점에서 중심축(3%)±α로 결정한다”며 “3년을 본다는 것은 다시 해석하면 올해 목표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이자 가장 큰 부담으로는 환율 상승을 꼽았다.
그는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도 높아지는데 이는 수입물건 가격상승을 의미한다”며 “ 유럽 재정위기라는 불안요소가 불거지면서 주식 시장과는 달리 채권시장에 돈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러한 특이성 때문에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럽계 자금 동향 관련, “은행의 36%가 유럽계 자금임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서 많이 나갔지 채권시장은 변화가 없다”며 “우리나라 전망이 나빠서 자금이 유출된 것이라면 우려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중국 위안화 채권 투자를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 자금시장은 미국과의 관계를 생각해야 하는 만큼 변수가 많다”며 “특히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은법 개정에 따른 금융채 지급준비율 부과에 대해서는“국회에서 부담이 된다면 영세율(0%)을 적용해서라도 시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관철했다.
김 총재는 “2004~2005년도엔 금융채 비중이 고작 5%였는데 지금은 많이 늘었다”며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도 2%(2년 미만) 또는 0%(장기)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가 부담된다면 영세율을 적용하겠지만 만약 경제가 위기 상황에 빠진다면 늘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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