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각국서 줄줄이 선거…‘암흑경제’에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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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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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의 대선과 총선 일정이 내년에 대거 몰려 있어 세계 경제위기 해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난국을 헤쳐나갈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에서 해당 국가의 정치권이 선거 승리에 집착해 공조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난 해결의 열쇠를 쥔 주요 20개국(G20)과 유로존에서만 내년에 대선을 치르는 곳이 10개국에 달한다.

경제 위기의 진원지인 유로존 17개국 중에서는 스페인, 핀란드, 프랑스, 슬로베니아 등 4개국이 새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주요 20개국(G20)에서는 한국과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인도, 멕시코, 터키 등 7개 국가에서도 대선이 열린다.

미국과 한국은 각각 11월, 12월에 대선을 치른다. ‘PIIGS’(그리스·포르투갈·아일랜드·스페인·이탈리아) 국가 중 하나로 재정난이 가시화한 스페인은 올해 11월 총선, 내년 3월 대선 일정이 잡혀 있다.

프랑스도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가 신용등급 하향조정 경고를 받아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상황에 직면하는 등 악조건 속에서 내년 4월부터 대선과 총선을 잇달아 맞는다.

대선정국에서 국가 리더십이 약화하거나 실종돼 경제난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이코노미스트는 26일 “내년에 집중된 선거로 각국이 자국 이기주의 쪽으로 흐르고 있어 국제 공조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위기 회복의 열쇠를 쥔 독일은 정치권 마찰로 그리스 지원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화를 키웠다. 메르켈 정부는 연이은 지방선거 패배와 집권 연정 내부 갈등 때문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합의를 아직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4천4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제안했지만,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실행이 불투명하다.

내년에 대선과 총선을 치르는 한국에서도 복지지출을 둘러싼 포퓰리즘 논쟁으로 예산안 통과나 주요 경제정책 결정 등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 성장에 타격이 예상된다.

신용평가사인 한신정평가는 “한국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 등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의사결정이 쉽지 않아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각국 정치권이 더 멀리 내다보고 국론을 모아 국제 공조를 이뤄내야 세계 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광상 국제·거시금융연구실 부부장은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낼 만한 리더십이 나와야 시장에 방향 설정이 되고 국민의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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