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낙폭은 역대 5번째로 컸다. 코스피가 연중 최저치(1697.44)를 기록했다는 것과 함께 최근 박스권 하단을 지지하던 1700선이 붕괴됐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8월 급락장이 시작된 이후 1700대 중반에서 4번이나 반등해 기술적인 지지선으로 여겨져왔으나, 이번 이탈을 감안해 박스권(1700~1900포인트) 재설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스권 하단 낮아지나
25일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주(26~30일) 증시는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와 28~29일(현지시간) 핀란드·독일 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결정 승인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코스피 변동성이 잦아들지 여부는 미지수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EFSF 증액안 표결은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인 구제책에 대한 변수가 여전히 많아 증시 변동성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1700선 붕괴로 심리적인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태구 부국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급등세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이탈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박스권 붕괴는 심리적 지지선 이탈로 급격한 지수 하락을 불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스권 하단 재설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8월 이후의 박스권을 하향이탈한 것을 감안해 박스권 재설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다만 미국 경기 침체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현실화될 확률은 적어 추세적인 하락가능성은 적다”고 점쳤다.
◇경제지표·당국 환율 개입은 기대요소
월말인 이번주는 미국·유럽·일본 등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몰려 있다. 26일(현지시간)에는 독일 민간경제연구소(IFO)의 기업환경지수와 미국 8월 신규주택매매 등이 발표된다. 27일에는 한국 9월 소비자심리지수, 28일에는 한국은행 기업경기조사(BSI), 30일에는 한국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 낙폭이 컸기 때문에 반발 반등 가능성도 커졌다”며 “특히 이번주 국내외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반등에 힘이 더 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수 HN증권 연구원은 “해외여건 불안요인 확대에도 불구하고 9월 수출이 호조에 가까운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불안요인이 실물경기로 전이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적극 개입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증시 변동성을 일정 부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달러 환율은 일주일(19~23일) 새 53.5원이나 급등했다. 지난 23일에도 40원 넘게 출렁거리며 1200원을 위협했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상승 폭을 줄였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5월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넘어서자 정부의 매도 개입(3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이 나타났다”며 “이번에도 정부가 유사한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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