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지난 8월 폭락장 이후 연기금의 순매도 상위 종목들을 개인투자자들이 저가매수의 기회로 대거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한국거래소의 거래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폭락장 이후 개인투자자 매수상위 15개 종목 가운데 60% 이상이 연기금 매도 상위종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8월 2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증권시장에서 모두 945개 종목, 8조85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순매수거래량 상위 15개 종목은 전체 순매수액에서 29.15%(2조3569억원)를 차지했다.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5개 종목 가운데 삼성중공업, 한화케미칼, 우리금융, 대우조선해양, KB금융 등 모두 9개 종목이 연기금 순매도거래 상위 15개 종목에 속한다.
삼성중공업은 1462만주의 순매수 거래량으로 개인투자자 매수 상위 1위를 차지했다. 연기금 거래동향에선 133만주의 순매도 거래량으로 매도상위 9위다. 이 기간 삼성중공업 주가는 4만2550원에서 2만5550원으로 39.95%의 낙폭을 나타냈다.
한화케미칼 순매수 거래량은 1436만주로 개인투자자 매수 상위 2위다. 반면 연기금 매도 상위 3위로 203만주를 순매도했다. 한화케미칼은 4만8400원에서 2만6500원으로 45.25%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개인투자자 순매수 거래량 1403만주, 연기금 순매도 거래량 246만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주가는 1만3960원에서 8650원으로 37.99%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1299만주의 개인투자자 순매수 거래량과 150만주의 연기금 순매도 거래량을 나타냈으며 3만7850원에서 2만1350원으로 43.59%의 낙폭이다. 우리투자증권도 각각 1152만주·383만주로 1만9400원에서 9950원으로 48.71%의 주가폭락을 보였다.
KB금융은 개인투자자 순매수 거래량 1023만주로 연기금 순매도 거래량 201만주다. 이 기간 주가는 5만300원에서 3만4600원으로 31.21% 하락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853만주), 대우증권(700만주), 대한생명(590만주) 순으로 개인투자자 순매수 거래량을 나타냈으며 연기금 순매도 거래량은 각각 99만주, 145만주, 131만주로 집계됐다.
연·기금과 개인투자자는 종목에 대한 접근방법과 투자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분석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연·기금은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반면 개인투자자는 단기적인 투자를 한다"며 "장기적으로 전망이 좋지 않은 종목이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전형적인 매매패턴으로 개인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낙폭이 컸던 종목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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