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앨런 그리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 기고문에서 유럽 위기의 원인을 문화적 차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리스펀은 이 기고문에서 "북유럽 국가들은 역사적으로 높은 예금 금리와 낮은 물가, 장기적인 투자를 강조하는 문화를 유지했다"면서 "반면 그리스,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은 2003년 이후 마이너스 예금금리와 과도한 소비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남부의 소비문화가 현 남유럽 국가 재정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그리스펀은 유로화 출범 이후 남ㆍ북 유럽 문화적 차이가 더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북유럽으로부터 남유럽으로 재화와 용역이 끊임없이 순이동했다"며 "이는 북유럽이 사실상 남유럽 소비 보조금을 지원해준 것과 같다"고 전했다. 이어 "유로존 출범 이후 남유럽이 북유럽 신용도에 기대 싼값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도 남유럽 소비문화에 힘을 보탰다"고 덧붙였다.
그리스펀은 "남유럽 대부분 국가가 북유럽의 검약 문화를 자발적으로 채택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며 "유로존 미래가 비슷한 문화를 가진 선택된 그룹 이상으로 나아가려면 유로존 국가들이 북유럽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유로화가 유로존 전역에 걸쳐 독자생존이 가능한 통화로 남으려면 회원국이 마스트리히트 조약 안에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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