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일각에서는 퇴직연금의 주식, 펀드 비중을 확대할 경우 노후자금의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식형 퇴직연금 펀드 수익률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10% 이상 하락해 노후자금 손실 현실화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보험연구원이 최근 보고서 ‘퇴직연금 적립금의 투자성과와 시사점’을 통해 “2007~2010년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의 성과가 임금인상률이나 시장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해 기존 퇴직금제도를 유지하는 근로자보다 적은 퇴직급여를 받을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DC 가입자가 임금상승률에 상응하는 투자수익을 달성하려면 실적배당형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 확대 반대론자들은 실적배당형의 비중이 늘어나면 유일한 노후 소득원인 퇴직연금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DC는 지난 2007년부터 작년까지 1.35~6.65%의 수익률을 기록해 4.4~5.5%대의 안정적 수익률을 나타낸 확정급여형(DB)에 비해 수익률 변동성이 크고 금융시장 여건 악화 시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식형 퇴직연금 펀드 수익률은 최근 마이너스를 기록해 이 같은 손실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주식형 퇴직연금 펀드 수익률은 평균 -10.78%를 기록했다.
당월 퇴직연금 펀드 평균 수익률은 혼합주식형 -6.43%, 혼합채권형 -2.77%로 집계돼 주식 편입 비중이 손실률과 비례했다.
주식형 퇴직연금 펀드의 손실 발생에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으로 주로 운용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8월부터 10월 초까지 연 4.03~4.85%로 연간 4%대를 유지해 대조를 보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전후 미국의 DC형 퇴직연금 제도인 401k 자산이 약 2조달러(한화 약 2300조원) 감소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점을 들어 노후생활 안정성에 영향을 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운용 비중 확대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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