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_Gone with theWind,112x145.5cm,2011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쌀 작가'로 유명한 스타작가 이동재(37)가 이번엔 알파벳을 이용해 그림을 만들었다.
지난 6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컨템포러리에서 여덟번째 개인전에는 글자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붓과 물감대신 쌀 콩 크리스탈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초상화 작품으로 미술시장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에 선보인 작품은 단순한 알파벳의 조합이 아니라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한 영화의 내용텍스트로 만든 일명 '무비시리즈'다.
7-10mm 알파벳으로 만든 그림은 텍스트를 통해 영화를 보는 것과 동시에 영화를 읽을 수 있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물론 독해는 쉽지는 않다.
작품은 거리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가까이보면 글자들만 가득하지만, 멀리서 보면 어느새 영화 한 장면이 스틸 컷처럼 담겨있다.
미술평론가 이선영은 "이동재를 미술계에 처음 알린 재료는 쌀이다. 곡물이 몸을 낳는다면, 얶어는 의식을 낳는다. 이번 전시에서 글자라는 재료를 통해 의식 쪽으로 방점을 옮긴 듯이 보인다"며 "그의 작품은 쌀이든 글자든 모두 언어적 요소가 있었지만, 실재와 언어의 관계라는 철학적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시서문에 썼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2003년 첫 개인전 'seed' 캔버스 표면을 녹두와 팥으로 뒤덮어 단색 회화처럼 보이게 한 작품으로 일약 스타작가로 발돋움했다. 이후 비스터빈을 콩으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무장관은 쌀로, 여성 가수 현미는 현미로 그린 재미있는 작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다양한 오브제 속 언어유희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23일까지 열린다.(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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