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국내 10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보유 자사주 평가손익을 집계한 결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의 수익률이 1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부분의 증권사 CEO들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권주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의 자사주 투자수익률은 96.77%로 1위를 기록했다.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이사의 수익률이 1.95%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이에 비해 최 부회장과 권 대표이사를 제외한 다른 8개 증권사 대표이사들의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의 수익률은 -39.40%로 가장 많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과 유준열 동양종금증권 사장의 수익률도 각각 -38.83%, -31.31%로 30%가 넘는 평가손을 기록했다.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29.39%)와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26.26%)가 20%대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18.52%), 임일수 한화증권 사장(-9.58%) 순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이 100%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던 것은 앞서 2009년 1월 보유주식 5만7000주를 주당 8만400원에 매도한 덕분이다.
최 부회장은 지금까지 19만275주를 주식매수청구권ㆍ유무상신주취득ㆍ장내매수 등으로 26억8833만원에 샀다. 이 중 5만7000주를 시간외매매를 통해 45억8280만원에 팔았다.
현재 보유 주식은 13만2275주로 현재 가치는 37억504만5000원(7일 종가기준)이다. 앞서 매도로 벌어들인 차익을 반영하면 최 부회장은 지금까지 자사주 투자를 통해 18억2213만원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의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5월 사장 선임 당시보다 현재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키움증권 주가는 5만2400원으로 당시 주가인 5만1400원보다 1000원(1.95%) 더 비싸다. 권 사장은 선임되면서 신주인수권표시증서 15만주를 받았다.
반면 유준열 동양종금증권 사장은 2009년 5월 주식매수선택권을 통해 받은 6만주를 같은 달 주당 2512원씩 더 받고 팔았다. 현재 주가(4430원)가 당시 주가(8140원)의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져 수익률도 -31.31% 크게 하락했다.
이에 비해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은 지난 2006년 신규선임 당시 받은 2669주 이외에도 장내매수를 통해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지만 수익률은 -29.39%로 저조한 상황이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 제갈걸 HMC투자증권 사장, 임일수 한화증권 사장은 매매 한번 하지 않았지만 회사 주가가 크게 떨어진 탓에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케이스다.
황 사장은 올해 3월 상여금 명목으로 자사주 5349주를 주당 1만8310원에 받았지만 이후 이 회사 주가가 1만1200원으로 38.83% 떨어지는 바람에 보유자사주 가치도 그 만큼 하락했다.
박 사장도 지난 2008년 6월 자사주 2045주의 가치가 주당 6만9700원에서 5만1400원으로 하락하면서 -26.2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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