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물길 새로 튼다-④> 금강, 동북아 '컬쳐로드(문화길)'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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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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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와 中-日 잇던 고대 뱃길 <br/>세종시와 지역 발전 상승효과

지난 6일 충남 부여에서 열린 금강 백제보 개방 행사에 수많은 주민들이 몰려 보 준공을 축하하고 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금강이 동북아의 '컬쳐로드(문화길)'로 되살아나고 있다. 먼 옛날 백제가 백마강(금강의 하류를 일컫는 말)을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 더 나아가서는 서역까지 아우르는 문화 대국으로 군림했던 역사가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복원되는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 4대강 본류 사업 공정률은 90%를 넘어섰다. 이중 금강의 공정률은 92%로 4대강 중 가장 빠르다. 이미 지난달 24일에는 금강 세종보가 공사를 끝내고 일반 주민들에게 개방됐다.

◆ 옛 역사 담은 금강 3개洑

금강 세종보(洑)는 우리나라의 행정 수도로 개발 중인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와 붙어 있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에서 따온 이름처럼 한글의 독창성과 측우기의 과학성을 상징하는 구조로 디자인됐다.

1만1000여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연간 발전량 1200만 kWh(발전소가 1시간 동안 가동했을 때 발생하는 전기 총량) 규모의 소(小)수력 발전소도 설치돼 가동 중이다. 세종보는 높이를 4m 이하로 낮춰 주변 자연습지도 보존했다.

충남 부여군의 백제보는 계백 장군을 형상화했다. 금강 살리기 사업 예산 2조2000억원 가운데 9000억원이 부여군 관내 사업에 투입됐는데, 이중 3000억원이 백제보 건설에 들어갔다.

1800만 t의 담수 능력을 가진 백제보는 가뭄과 물 부족을 해결하고 홍수 시 유량조절에 유리한 가동보로 퇴적 토사 처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백제보 주변으로 소수력 발전소, 자전거길과 산책로, 수상스포츠 및 주민체육 공간 등도 조성된다.

공주보(공주시 웅진동·우성면)에는 백제의 황제, 봉황이 지키는 비단수라는 상징성으로 봉황의 형상이 곳곳에 표현됐다. 총연장 280m(가동보 238m·고정보 42m), 높이 7m로 최상단에 사람과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총연장 465m)가 개설됐으며 1594만 ㎾h 용량의 소수력 발전소도 갖췄다. 공주보 주변은 곰나루와 고마역사원을 복원한 전통 문화 체험 공간으로 꾸며졌다.

세종보와 백제보, 공주보는 각각 국내 최고 건설사인 대우건설, GS건설, SK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지난달 24일 전국 16개 보 가운데 가장 먼저 일반에 개방된 세종보 모습.


◆ 건강해진 백마강

1300여년전 백제의 왕도(王都)로 동북아를 호령하던 충남 부여군은 현재 인구 7만6000명 정도의 평범한 농촌이다. 역대 왕조의 도읍 가운데 아직도 시(市)가 되지 못하고 군(郡)에 머물고 있는 곳은 태봉(901년에 궁예가 세운 나라)의 철원을 제외하면 부여가 유일하다.

백제 말기에는 부여 앞을 흐르는 백마강이 중국이나 일본에서 바다를 건너온 배로 가득했으나 한때 수심이 깊어야 1~2 m, 얕은 곳은 바지를 걷고 건널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강으로 변해 버렸다. 오랜 세월 정비가 안돼 토사가 쌓이고 수질이 오염된 것이다.

지난 1980년 충남과 전북 지역에 공업 용수와 농업 용수를 대기 위해 충남 서천에 만들어진 금강하구둑도 금강의 토사 퇴적을 더욱 심하게 만들었다. 하구둑 건설로 백마강 구간의 물 흐림이 느려지면서 상류에서 내려온 각종 축산·생활 오염 물질이 강 바닥에 쌓였다. 오염 물질이 썩으면서 강 생태계도 심각하게 파괴됐다.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백마강도 과거의 영화를 되찾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금강 살리기 사업의 공정률은 90% 수준. 부여군 관내 구간의 준설 작업은 이미 완료됐다. 이후 백마강 수심은 5~7 m로 깊어졌다.

◆ 탁월한 홍수 예방 효과

금강 살리기 사업의 가장 큰 효과 중 하나가 홍수 예방이다. 부여군의 경우 연평균 강우량이 1400 mm 정도였지만 올해는 8월까지 2000 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특히 지난 7월과 8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나 많은 582 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하지만 홍수 피해는 크지 않았다.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의 강폭이 넓어지고 수심이 깊어져 물이 넘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지만 이는 배수장 노후화와 배수로 협소 등이 원인이었다.

금강 정비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지역 주민들은 금강 살리기 사업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부여군민의 약 72%가 금강 살리기 사업에 찬성했다. 사업 초기 외지에서 몰려온 4대강 반대 시민단체들을 막아낸 것도 지역 주민들이었다.

◆ 관광 명소로 거듭나는 금강

금강은 비단 금(錦)자를 쓸 만큼 아름다운 강이다.

창공을 수놓는 아름다운 철새의 군무, 바람이 불면 나지막이 이는 갈대의 소리, 선녀의 애환이 담겨 있는 옥녀봉, 우암 송시열이 지었다는 팔괘정, 처녀곰과 나무꾼 총각에 얽힌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을 갖고 있는 곰나루 등 주변 지역도 문화와 역사의 향기가 가득하다.

현재도 백제가 남긴 유적을 둘러보기 위해 부여를 찾는 관광객은 매년 약 500만명에 달한다. 정림사지·부여박물관·부소산성·궁남지·능산리고분군·낙화암 등이 주요 관광 자원이다.

금강에 설치된 3개 보는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13일까지 임시로 개방된 백제보에는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방문객 등을 포함해 약 30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부여군은 금강 살리기 사업을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7개 읍·면에 총 8855억원을 투자해 백마강 수상 관광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충남 공주시에 설치된 공주보. 백제의 황제를 상징하는 봉황을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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