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산업계 "슈퍼엔고가 달갑지 만은 않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10-10 17: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우리 기업들이 ‘슈퍼엔고’로 인해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엔고로 인한 일본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약화로 국내 수출기업들이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모습이다.

일본기업들은 오히려 엔고 대응능력을 키움으로써 슈퍼엔고를 한국 제조업에 대한 '반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또 일본으로부터 핵심 부품·소재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엔고로 인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0일 한국무역협회·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일본기업은 지난해 엔고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매출과 경상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2.3%, 90.9% 증가했다.

지난해 일본의 분기별 평균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228달러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230억 달러에 근접했다. 심지어 일본 대지진과 사상 최고의 엔화강세에도 일본의 8월 수출은 1년 전과 비교해 2.8% 늘었다.

일본기업의 놀라운 회복세는 엔고 대응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기업들은 엔고를 직면할 때마다 발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어떤 환율 수준에도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며 △해외직접투자 △엔화결재비율 상승 △원가절감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실제 파나소닉은 플라즈마 패널설비 일부를 중국으로 이관했다. 일본 제조 기업 중 해외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비율은 2009년 40.3%에서 2009년 67.5%로 증가했다.

또 일본의 총수출에서 엔화결재비율이 2000년 36.1%에서 2010년 41.0%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달러결제비율은 52.4%에서 48.6%로 감고했다.

도요타·닛산·혼다 등 자동차 3사가 원가절감을 통해 달성한 영업이익 개선효과도 2970억 엔으로 엔고로 인한 영업손실(2241억 엔)을 크게 상회했다.

엔고 대응력을 키운 일본기업들은 엔고를 공격경영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해외 기업 사냥에 적극 나선 것. 올 들어 일본 기업들이 사들인 아시아 기업만도 143개에 달한다.

2010년 9월 기준 일본기업의 현금·예금 보유액은 206조 엔으로 사상 최고 수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와 함께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업종의 경우 적극적인 설비투자가 예상된다.

실제 히타치, 도시바, 샤프 등은 애플의 아이패드(iPAD) 확대 들에 힘입어 2012년 가동을 목표로 액정패널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 핵심 부품과 소재를 수입하는 전기전자와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수퍼엔고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자소재 분야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내 화학업체 관계자는 “IT소재와 장비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며 “엔고로 인해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전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대일 무역적자는 2001년 105억 달러에서 2010년 243억 달러로 늘어났다. 특히 반도체·LCD 등 IT 분야 핵심소재는 대부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TAC필름은 99.5%, 액정 80.1%, 반도체제조용금선 83.2%을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