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쉽지 않네요.”
미국PGA 투어프로 최경주(41·SK텔레콤)가 대회에 출전할 때보다 더 눈코뜰새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음주(20∼23일) 자신이 주최하는 ‘CJ 인비테이셔널 호스티드 바이 KJ 초이’ 골프대회가 코앞에 닥쳐온 까닭이다. 스폰서 잡으랴, 초청선수 섭외하랴…. 신경쓸 일이 한 둘이 아니다.
국내 프로골프대회 사상 선수의 이름을 딴 대회는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는 아놀드 파머, 바이런 넬슨, 잭 니클로스, 타이거 우즈, 로레나 오초아 등이 스스로 주최하는 대회를 만들었다.
“여태까지 초청선수로서 대회에만 출전하면 됐는데 이번에 호스트를 맡아 첫 대회를 잘 치르려다 보니 품과 손이 많이 들어갑니다. 대회 호스트를 하는 일이 선수하기보다 100% 어렵네요.”
적지 않은 상금(75만달러)과 골프장(여주 해슬리나인브릿지GC)은 일찌감치 정해졌다. 마지막까지 그가 골머리를 앓았던 것은 초청선수 확보였다. 출전료를 넉넉하게 줄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알음알음과 대회 명분으로 초청한 탓인지 만족할만한 면면은 아니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 중국남자골프 ‘1세대 프로’ 장 리안 웨이(46·張連偉), ‘장타자’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 등이 그나마 이름있는 선수다.
이번 대회는 아시안투어와 한국프로골프투어를 겸해 열린다. 두 투어에서 각 55명, 초청선수 10명을 합쳐 120명이 출전한다. 물론 최경주 자신도 선수로서 뛴다. 주최자가 우승할 지, 다른 선수가 초대 트로피를 가져갈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코스 셋업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경주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열어 국제적인 대회로 발돋움시킬 것이다. 이 대회가 아시아권 및 한국 선수들이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데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며 “해슬리나인브릿지에는 8개의 다리가 있는데 아홉 번째 다리는 아이들의 꿈을 이어주는 다리다. 나눔과 기부를 통해 최고의 대회, 휴대폰 벨소리와 카메라 셔터소리가 들리지 않는 대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회가 끝난 후 24일 중국으로 가 우승상금이 200만달러나 되는 상하이 마스터스와 월드골프챔피언십 HSBC챔피언스에 잇따라 출전한다. 11월 둘쨋주 국내에서 ‘최경주 재단’이 벌이는 자선행사 등에 참가한 후 다음달 중순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기 위해 호주로 떠난다. 빡빡한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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