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3분기 국내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지만 실적 대비 주가 하락폭이 과도한 업종의 경우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건설·화학·정유·유통·기계업종은 8월 이후 20~30%에 이르는 낙폭을 기록한 반면 실적 추정치는 큰 차이가 없어 향후 실적을 바탕으로 한 반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12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00대 대표기업의 3분기 예상 순이익은 8월에 전월대비 4.5% 하향 조정된데 이어 9월에도 4.4% 하향 조정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에너지, 경기소비재, 의료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8월 3분기 순이익 시장 추정치가 7월 대비 하향 조정됐다.
9월에도 경기소비재, 의료, 금융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순이익 하향 조정이 이어지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이다.
특히 유가 하락과 하반기 업황 우려로 에너지 관련 종목의 이익 하향조정이 두드러졌고, 업황 부진과 반도체 가격 하락세로 IT업종의 추정치 역시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분기 어닝시즌 실적 대비 주가 하락폭이 과다한 업종과 종목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8월 이후 실적 추정치 변화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면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거래소가 집계하는 업종지수로 보면 올해 8월 이후 전날까지 가장 급격한 낙폭을 기록한 업종은 건설업종이다. 8월 초부터 전날까지 두 달 사이 건설업종 지수는 229.77에서 161.51로 30%가량(29.71%) 하락했다.
이밖에 정유사들이 속한 비금속광물업종 지수가 28.09% 하락했고, 화학업종(-27.16%)과 유통업종(13.96%)지수 역시 13%를 웃도는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이들 업종의 8월 이후 실적 추정치 변동폭은 이를 크게 밑돈다.
건설업종 시가총액 1위 종목인 현대건설의 8월 초 순이익 예상치는 1526억6100만원인 반면 현재 추정치는 1474억3900만원으로 3.42% 줄었다. 반면 이 회사 주가는 8만5500원에서 6만2400원으로 27.02% 떨어졌다.
주가는 급락한 반면 실적 추정치는 크게 급증한 경우도 있다. 대우건설 주가는 1만2400원에서 8880원으로 28.39% 하락했다. 반면 순이익 전망치는 553억6000만원에서 1336억300만원으로 오히려 141.33% 늘었다.
화학·정유업종 역시 마찬가지다. 화학업종 대장주 LG화학 주가는 같은 기간 48만5500원에서 33만7000원으로 30.59% 떨어진 반면 순이익 추정치 감소폭은 10.90%에 그쳤다. S-Oil도 주가는 34.82% 하락했지만 순이익 추정치는 13.22% 하락에 그쳤다.
반면 IT업종은 삼성전자의 3분기 깜짝실적과 원화 약세, 반도체 가격반등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그간 상승폭을 감안하면 추가 반등의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8월 초 이후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7606.58에서 7370.88로 3.10% 하락에 그쳤다. 낙폭이 가장 큰 건설업종과의 격차는 26.61%포인트에 달한다.
일례로 하이닉스 주가는 8월 이후 전날까지 12.92% 하락한데 그친 반면 8월 초만 해도 3608억원 흑자가 예상됐던 실적은 적자 전환이 확실해보인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던 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 역시 이달 들어 하향 조정이 이어지며 하반기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3분기 어닝시즌엔 실적 대비 낙폭이 과도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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