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감독은 12일 인천공항에서 손흥민의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흥민이는 대표팀에 들어올 만한 실력이 아니다. 소속팀에서 아직 적응을 못하고 있는데다 몸 상태도 완전하지 않아 무리해서 대표팀에 오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손흥민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후반 28분 구자철(볼프스부르크)와 교체돼 17분여를 뛰었다.
손 감독은 “몸 상태도 완전하지 않고 팀도 어수선한 상황에서 15분여를 뛰려고 먼 길을 왔다갔다하는 것은 선수입장에서는 무리다”라며 “팀에서 확고하게 주전으로 자리 잡고 대표팀에서도 풀타임을 뛰면서 기여할 수 있을 정도가 됐을 때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손 감독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 어렵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앞서 박태하 대표팀 코치에게 전화해 이런 입장을 전달하면서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 그는 “아들의 선수 인생이 걸린 문제라 다소 강하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내달 중동 원정 때 흥민이를 부를지 말지는 대표팀 감독과 코치진이 결정할 일이다. 만일 흥민이가 소집명단에 든다면 그때 가서 또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대표팀에서 흥민이에게 시간적 여유를 줬으면 한다. 어떤 불이익도 감수할 수 있다는 심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내가 어떻게 대답을 드릴만 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손흥민은 “일단 소속팀에서 더 열심히 많은 경기를 뛰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소속팀에나 대표팀에나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발언을 전해 들은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 선수 부친이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나온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그렇지만 그런 개인적 감정 때문에 선수 소집에 영향을 받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대표팀 선수 23명 모두 90분을 뛰게 할 수 있는 감독은 없다.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희생정신을 갖고 뛰는 게 국가대표팀 선수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흥민이가 아시안컵 때보다 훨씬 실력이 늘어서 이번 소집 때 칭찬을 많이 했다. 이번 시즌 경험을 더 쌓아 내년쯤이면 주전으로 충분히 뛸만한 실력이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어제 해산할 때도 흥민이에게 ‘컨디션 더 끌어올려서 중동 원정 때는 준비 단단히 하고 오라. 맛있는 것 사주겠다’고 말해 기운을 북돋워서 보냈는데 이런 일로 사기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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