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권익위에 따르면 관세청은 청렴도 측정결과 수사·조사 및 규제기관의 종합청렴도 총 10점 만점에 8.60점을 기록, 공정거래위원회(8.61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4개 기관에 대한 종합청렴도 평균점수가 8.35점인 점을 감안할 때 관세청의 청렴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관세청을 보면 청렴도 상위 기관일지는 모르나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도의적인 차원에서 ‘하면 안되는 일’들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일례로 관세청은 지난달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들의 마스코트이자, 반려동물인 마약탐지견 수십마리를 수의대 동물병원과 동물보호단체 등에 무상증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약탐지견이 아닌 관세청 여직원에 대한 상급자의 ‘노골적인’(?) 지시가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8월 27일 충남 천안시 소재 관세국경관리연수원 대운동장에서 관세청 개청기념 직원체육대회를 실시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모 상급자가 여직원 수 명에 대해 “체육대회에서 치어리더 의상을 입고 경기를 잘 응원할 경우 좋은 데로 발령내 주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수 명의 여직원은 행사 준비를 위해 퇴근 후 연습을 강행했고 행사 담당자는 한 발 앞서 “자극적인 게 좋다”는 말과 함께 이들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가 끝나고 치어리더로 참가한 모 여직원은 “꿈에 그리던 공무원이 됐는데, 치어리더 의상을 입고 남자 직원들 앞에서 선정적인 춤을 추게 될 지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심한 수치심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관세청은 이 건과 관련해 “(여)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한 것”이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청렴도 상위 기관의 해명 치고는 참으로 가관이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니 문제될 게 없다니...선정적인 것을 조장하든 그렇지 않든 직원들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나섰다면 결코 문제될 게 없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만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여직원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남직원은 레슬링 복장을 입은 채 체육대회 경기를 응원하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는 말인가.
관세청이여! 이제 더는 말없는 동물을 쓸모없다고 동물실험용으로 보내지 말고, 힘없는 여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는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물실험용 마약탐지견도, 치어리더 복장을 한 여직원도, 알고 보면 모두 청렴도 상위 기관에 빛나는 관세청의 사랑스런 자식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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