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실물경제 현장에서 활동한 신용한 GL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최근 '동업'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동업하라>라는 책을 출간했다.
신 대표는 책을 통해 "동업=사업실패라는 낭설이 통설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은 계약서보다 관계를 믿고, 토론과 논쟁보다 의리와 정을 중요시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정확한 계약서와 상호 역할에 충실한다면 '동업'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유한양행을 일군 유일한 박사는 미시간대학교 동창과 함께 설립한 '라초이식품회사'의 성공으로 100만달러를 손에 쥐게 돼 창업할 수 있었다"며 "최근의 애플,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티켓몬스터 등 수많은 성공의 기록 뒤에는 어김없이 동업이라는 스토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또 "동업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돌파구 역할을 했다"며 "특히 최근의 시대적 흐름은 동업의 중요성을 더욱 분명하게 밀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동업의 중요성을 세가지로 요약했다.
첫번째는 세상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문제들도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 전문가와 기술자의 결합은 그들 앞에 높인 문제를 이해하고 해법을 찾는데 있어 훨씬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는 사회가 점점 전문화되고 변화의 속도도 빨라지는 것이다. 과거의 동업은 단순히 '돈의 결합'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사업에 필요한 모든 분야들이 점점 세분·전문화되고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변화가 진행되는 상황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나와 다른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과의 동업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세번째는 동업이야말로 청년실업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이후를 해결할 가장 유력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고용 없는 성장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대안은 바로 창업을 통한 자기고용이다. 특히 경험과 자본, 전문서 등의 결합을 통한 동업이야말로 창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편 신용한 대표는 동업과 관련, 지분관계의 공평함에 대한 환상을 깨라고 조언했다.
실제 그는 "50:50으로 시작한 공평한 관계는 집단 내에서 권력욕을 자극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차라리 60:40이나 70:30 등으로 '불균등한 지분관계'를 만드는 것이 좋다"며 "대신 돈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매달 서로 장부를 바꿔보는 식으로 '크로스 체크'가 수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업하라/ 신용한 지음/ 중요한현재 펴냄/ 280쪽/ 1만3800원>
◇ 저자 신용한은…

극동유화그룹 최연소 CEO이자 구조조정본부 사장을 역임하며 M&A, 신성장사업 발굴, 구조조정 등 기업경영 전반에 걸쳐 압축적인 경험을 쌓았다. (주)인크루트 사외이사로 몸담으며 청년실업과 고용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해결방안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2006년 (주)맥스창업투자 대표이사로 취임해 투자펀드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창업자 및 공동창업자들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벤처 인큐베이팅 경험을 쌓았다. 2007년에는 국제교류재단 주관 '한국-유럽 차세대 리더' 한국 대표에 선정되고 우수 중소기업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주)지엘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청년창업자 멘토링 프로그램과 엔젤투자클럽을 운영하면서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멘토링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업 경영 외에 청소년과 대학생, 예비창업자들에게 꼭 필요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파하는 데에도 앞장서왔다. 연세대학교 창업센터 강사 겸 입주업체 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창업 현장의 목소리를 체득했고, 2009년부터는 젊은 창업자와 대학생을 대상으로 창업 노하우와 기업가정신을 강의하는 '예스 리더스' 특강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2010에는 청년창업자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및 청소년 교육사업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JA코리아가 주관하는 청소년 멘토링 자원봉사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위기가 오기 전에 플랜 B를 꺼내라>(위즈덤하우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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