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4.5%로 내다보고 있지만 세계3대 신용평가사중 하나인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는 17일 이보다 낮은 4.3%를 전망하는 등 국내는 물론 외국기관들조차 비관적인 시각 일색으로 전환되고 있다.
정부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S&P는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4.3%로 예상했다. IMF 전망치 4.0% 보다는 높지만 정부 예산치 4.5% 보다는 낮은 것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한 4.3%보다 낮은 4%대 초반에 머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총재는 "물가상승률 역시 유가와 곡물, 채소류 값이 오른만큼 당초 예상했던 4%를 넘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 한국의 실질 GDP는 0.2%로 간신히 플러스 성장을 했지만 소비자물가는 2.8% 상승해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극복한 지난해에는 각각 6.1%, 2.9%로 경제성장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에는 이미 9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개월 연속 4%를 웃돌아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잔뜩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로 올해 1월 4.1% 상승한 이후, 2월 4.5%, 3월 4.7%, 4월 4.2%, 5월 4.1%, 6월 4.4%, 7월 4.7%, 8월 5.3%, 9월 4.3%를 기록했다.
지난 9월 발표된 2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대비 3.4%, 전분기대비로는 0.9% 성장한 바 있다. 작년 2분기 7.5%, 3분기 4.4%, 4분기 4.7%, 올해 1분기 4.2%로 꾸준히 4% 이상 성장해 왔으나 2분기들어 3%대로 하락한 것.
3분기 역시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년만에 경제성장률이 물가상승률을 하회하는 양상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GDP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무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성장률과 물가 역전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지난 1~9월 중 수입물가는 7.63% 오른 데 반해 수출물가는 절반 수준인 4.14%에 그쳤다. 수입물가의 높은 오름세는 원화 가치 하락과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크다. 올해 초`중순 국제원자재 가격은 유가를 중심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수입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서는 국제원자재 가격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세를 불러왔다"며 "이처럼 수입물가가 수출물가를 크게 웃돌면서 그 폭이 벌어지면 교역조건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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