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수기 방문판매 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방문판매원은 현재 국내 정수기 시장의 '꽃'으로 여겨진다. 웅진코웨이 ‘코디·코닥’, 청호나이스 ‘플래너’, 교원L&C ‘리빙플래너’, LG전자 ‘헬스케어매니저’까지. 각 기업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서비스·영업의 최전선에서 발로 뛰는 매출 신장 일등공신들이다.
특히 방문판매를 기반으로 성장한 웅진코웨이의 경우 지난 1998년 80명으로 시작한 코디의 수는 2010년 1만3500명으로 늘면서 같은 기간 매출액도 1998년 306억원에서 지난해 1조5191억원으로 크게 향상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코디가 지난해 말 기준 전체사업 매출의 81%를 책임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장 가까이에서 고객을 만나는 만큼 소비자 불만을 야기할 때도 적지 않지만, 이들이 정수기 업체를 먹여 살리는 성장 동력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방문판매 인력이 받는 대우는 이들이 내는 성과에 비해 훨씬 못한 수준이다.
자영업자과 비슷한 개념인 자유근로 소득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4대 보험이나 퇴직금 등 정규직 혜택은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일부 회사는 관리자급으로 승진하면 정규직으로 채용해 4대 보험·자녀 교육비 등을 지급하기도 하기도 하지만, 과중한 영업 압박에 시달려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난 6년 동안 정수기 방문판매원으로 일했다고 밝힌 한 여성은 “일하면서 우수사원으로 선발돼 해외 연수까지 다녀올 정도로 정말 열심히 했는데, 나올 때 퇴직금 한 푼 못 받고 나왔다”며 “일하는 동안 근무 조건을 개선해 보려는 시도도 해봤지만 쉽지 않더라”고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방문판매사원을 정사원으로 등록해 일괄적으로 월급을 준다면 그 만큼 경쟁이 줄어들지 않겠냐"며 “회사 차원의 이익을 위해선 당연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경쟁을 통한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수고한 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주는 것 또한 ‘당연한’ 처사가 아닐까.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