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업중앙회는 18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포함한 제도개선을 요구하며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국 음식점 업주들 7만5000명(중앙회 추정치)이 참석해 잠실 주경기장 운동장과 1, 2층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쌀쌀한 날씨 속에 사람들은 목도리와 두꺼운 외투로 무장하고 이 자리를 찾았다.
오전 10시30분 이미 절반 이상 찬 잠실 주경기장은 오전 11시에 이르자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파란색 모자를 맞춰 쓰고 나와 초록색 운동장을 파랗게 물들였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대부분 40~50대로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들이었다.
대학생 자녀를 둔 자영업자는 "1년에 카드 수수료만 700만원 정도 나간다"면서 "이 돈만 아껴도 자식 대학 등록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텐데"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식전 행사가 끝나고 오프닝 영상이 상영되자 운동장에 적막이 흘렀다. 사회자의 개회사가 시작되면서 결의대회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되기 시작했다. 음식업주들은 사회자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박수와 빨간 막대풍선을 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결의대회 깃발이 경기장 한 편에 있는 태극기 옆으로 올라가자 사람들의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제주도에서 돼지고기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차성남씨는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 값은 올랐지만 음식 값을 올리지 못했다"며 "지금 같은 불황에서 1년에 몇 백만원만 아껴도 우리 같은 영세업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온 한 음식점 종업원은 "골프장, 백화점 등은 수수료가 1%대인데 반해 음식점만 2%가 넘는 수수료를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중앙회는 이날 결의대회를 통해 △일반음식업종 카드수수료율 1.5%로 인하 △여신전문금융업법 독소 조항 개정 △의제매입세액공제율 일몰제 폐지 △외국인 근로자 고용정책 개선 등을 요구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대형업체 업종에 적용하고 있는 1.5%대 카드 수수료율을 일반 음식점에도 적용해야 양극화가 해소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 나경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들도 찾아 음식업주들을 격려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