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비난 여론을 의식해 시기를 놓고 눈치 작전에 돌입했다. 이로써 접점을 찾지 못한 카드사와 가맹점 간 분쟁에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게 될 전망이다.
18일 카드사들은 줄어든 가맹점 수수료 수입 보전을 위해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놓고 고민을 시작했다. 무이자 할부기간을 축소하거나 없애고 포인트 적립 행사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비용을 줄이거나 대체 수입원을 발굴하는 방법 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다음 달 나올 내년도 사업계획을 긴축재정으로 잡는 등 비용절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장 줄이긴 힘들겠지만 선별적 무이자 할부를 축소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포인트 적립, 마일리지 등이 수수료 원가에 포함돼 수수료가 떨어지면 자연히 마케팅비가 준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2008년 이후 신용판매액의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곤 10%를 웃도는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포인트 적립액의 증가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카드사가 지속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사 외형확대를 규제한다는 점도 수수료 인하가 소비자 혜택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카드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가시회되면 정치권과 소비자 여론이 들끓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협회 백성진 사무국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태까지 카드사들은 수익이 많이 내든 적게 내든 자기들 마음에 따라서 마케팅을 했다가 다시 마케팅을 줄이고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중소가맹점 또는 카드가맹점의 수수료 문제로 인해서 또 (마케팅을) 줄이고 말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고 말고는 별 건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그렇게 나쁜 식의 마케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문제로 다시 연관해서 또 마케팅을 통했던 사업들을 줄여나간다면 이 부분에서 소비자들이 다시 들고 일어날 부분인 것”이라며 “카드사들이 중간에서 이쪽에서 붙어서 이렇게 빼먹고 저쪽에 붙어서 빼먹었던 부분을 시정할 때가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결코 카드사의 손해가 아니다. 크게 봤을 때 자유시장경제를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고 기업의 책무”라며 “혜택을 줄이겠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크게 지탄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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