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만난 이재용, 귀국 보따리엔 뭐가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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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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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지난 6일 타계한 고(故)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추도식에 참석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19일 오전 전용기를 타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18일 전자·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느냐, 화해 국면으로 접어드느냐의 갈림길에 선 상태에서 이 사장이 애플의 사령탑인 팀 쿡 CEO와 만나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는지가 시장에서는 초미의 관심사다.

그는 지난 16일 오후 추도식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길에 “팀 쿡과 만나게 되겠지만, 일 때문에 가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친구로 가는 것”이라며 “추도식에도 회사 손님보다는 친구 위주로 부른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애플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삼성과 애플은 동반자가 돼야 하고, 시장에서는 공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만 원칙론적으로 언급했다.

특허 소송과 관련해서는 삼성의 입장도 있지만, 애플이라는 상대가 있고 갑작스레 추도 행사에 가게 된 만큼 이 문제를 논의할지 등의 의제가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추도식 참석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선을 그은 셈이다.

그러나 이 사장이 쿡 CEO와 따로 만났는지조차 삼성 측에서도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추도식장인 스탠퍼드대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둘이 회동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그 근거로 이 사장이 현지 시간으로 17일 오후 6시부터 2시간30분가량 추도식에 참석하고 나서 18일 하루를 더 현지에 체류했다는 점이 거론된다.

전용기가 있음에도 임직원을 대동하지 않고 홀로 움직인 것은 모처에서 쿡을 포함한 애플의 유력 인사를 회동하기 위한 목적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 홍보실은 “이 사장이 혼자 움직였기 때문에 전혀 동선이 파악되지 않았으며 만났다거나 만나지 않았다고 연락해온 바도 없다”며 “현재로선 본인만 아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이 쿡 CEO를 회동했다고 가정한다면 양측 간 스마트폰 특허를 둘러싼 법정 공방에 대해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극적인 타협을 이뤄냈는지, 아니면 모종의 합의를 하는 데 실패했는지 등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출국하자마자 삼성전자가 일본과 호주에서 추가로 아이폰4S에 대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애플의 삼성전자에 대한 이익 침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을 고려하면 삼성이 ‘추도는 추도, 전쟁은 전쟁’이고 ‘고객은 고객, 경쟁자는 경쟁자’라는 분리 대응 원칙을 이미 확고하게 세워놓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이 사장의 동선을 모를 리 없는 삼성이 회동 여부에 대해서까지 ‘함구령’을 내린 점도 만났든, 만나지 않았든 향후 양측 간의 관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따라서 스티브 잡스의 사망과 최 부회장의 발언, 이 사장의 추도식 참석, 삼성전자의 추가 제소 등 일련의 과정에서 하루가 다르게 ‘화해→전쟁→화해→전쟁’으로 오락가락한 전망을 이 사장이 귀국하면서 속시원하게 교통정리해줄지 세계 IT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편 미국, 일본 출장으로 한달 가까이 자리를 비웠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오전 서초동 본사로 출근해 애플과의 특허전 등 현안에 대해 보고받고 경영진과 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7일 미국과 일본 출장 길에 올랐다 지난 14일 귀국하면서 “더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고 뛰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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