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번 소송을 진두지휘하고 이재용 사장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만나 애플에 대한 삼성전자의 부품공급권을 명확히 했다.
애플에 대해 완제품과 부품에서 경쟁과 협력이라는 ‘투트랙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이 사장의 위기관리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연방법원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 표준특허의 사용 허락을 구했던 의도를 왜곡했다는 애플의 주장을 기각했다.
애플이 삼성전자가 반독점 조항을 위배했다는 주장 일부를 기각해달라는 삼성전자의 요구도 받아들였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보유특허의 라이센스 기간에 원칙을 침해했으며, 불법적인 시장 독점으로 중대한 표준특허 침해를 행사했다고 주장하면서 프랜드 기간을 침해했다고 주장해 왔다.
프랜드 조항은 제품에 필수적인 표준특허에 대해 특허권자가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법원은 애플이 삼성의 특허 사용에 대해 프랜드(FRAND) 조항을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미국 법원의 결정은 그동안 10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판 과정에서 수세에 몰렸던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이 다른 나라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준 날 이 사장은 팀 쿡과 만나 부품공급 등 양사의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스티브 잡스 추도식 참석차 출국했다가 19일 귀국한 이 사장은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품 공급은 내년까지는 그대로 가고 2013년~14년은 어떻게 더 좋은 부품을 공급할 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 사장이 팀 쿡과의 회동으로 애플이 특허 소송을 이유로 삼성전자의 부품을 쓰지 않고 일본·대만 등으로 거래처를 돌릴 수도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애플이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인 쿼드코어A6도 삼성전자가 담당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은 경쟁업체이자 좋은 동반자”라며 “특허 소송과는 별개로 협력할 사안에 대해서는 긴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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